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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방장관 후보 첫 비공개 도덕성 검증 실험…제도개선 단초되길

송고시간2020-09-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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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6일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기존 관행을 깨고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개인 신상이나 윤리 문제 등에 관한 도덕성 검증을 정책 검증과는 별개로 비공개리에 연 것이다. 국방장관은 청문회가 끝나고 장관으로 임명되면 곧바로 군을 통솔해야 하는데 개인적 문제로 정치 공방의 희생양이 되면 영(令)이 서지 않고 지휘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국방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윤리적 문제로 난도질당하는 모습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국방위가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연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20년 역사를 지닌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러 가지 순기능과 함께 부작용도 일부 드러난 만큼 미비점을 보완해 더 성숙한 제도로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인사청문회는 권위주의 정권 시절 '밀실인사', '코드인사' 같은 폐해를 없애자는 취지로 김대중정부 때인 2000년 도입됐다. 초기에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헌재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만 대상이었다가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에 이어 국무위원 후보자 등으로 점차 확대됐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고위공직자 임명 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등용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공무수행의 적격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후보자 본인과 가족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도를 넘는 정치공세로 청문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흠집 내기와 표적성 검증으로 국민의 정치 혐오를 유발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인사청문 단계에서 낙마한 경우를 보면 업무자질 부족보다는 윤리·도덕적 측면이 문제가 된 경우가 훨씬 많았다. 혹독한 검증으로 고위공직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청문회는 등용문이 아니라 공직후보자들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우수한 인재 발탁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개인과 집안이 망신당하는 일을 피하려고 아예 후보직을 고사하는 일이 잇따르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여야 할 것 없이 청문회 무용론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여당에서는 인재 발탁에 오히려 방해되는 제도가 됐다며 볼멘소리가 나왔고, 야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 안 돼도 임명을 강행하는데 뭐 하려 하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러다 보니 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는데 지난 6월에도 민주당 홍영표 의원 등이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전·현직 대통령들까지 나서 개선 필요성을 호소할 정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국처럼 인사청문 절차를 두 단계로 나눠서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부터 청문회 이원화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국회 국방위가 불을 댕긴 만큼 그간의 논의를 발전 시켜 청문회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검토해봄 직하다. 하지만 도덕성 검증을 반드시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 국민의 명을 받아 공직을 수행하는 인물의 도덕성은 업무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부수적인 것 정도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뜻이다. 형식을 바꾸는 데만 집착하다간 목욕물을 버리려다 소중한 아이까지 버리고 마는 치명적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요구는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되 공직자 적격과는 거리가 먼 당파적 정치공세는 자제하라는 것이지 '밀실 검증', '야합 검증'을 해도 좋다는 게 아니다. 주권자를 배제하고 정치인들이 좌우하는 '그들만의 청문회'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청문회는 여론에 귀 막은 채 원하는 인물을 임명하기 위한 정부·여당의 요식행위가 돼서도 안 되고, 낙마를 노린 야당의 표적성 공세의 장이 돼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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