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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마주 앉아 '장고'…일부 기원 방역 '구멍' 우려

송고시간2020-09-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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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대부분 코로나 취약 고령층…최근 기원서 감염사례도

전문가 "바둑돌 집는 등 접촉 많아 위험…방역수칙 준수해야"

기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둑 두는 사람들
기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둑 두는 사람들

[촬영 임성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기원. 주인을 포함한 6명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었다. 3명은 마스크를 아예 벗었고, 2명은 코가 보이게 내려쓰고 있었다.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보였다.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주인조차 마스크를 벗은 채였고,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쓰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바둑 두는 동안 마스크를 써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왜 방해하느냐. 기원에서 무슨 코로나 감염이 나온 적이 있느냐. 필요하면 알아서들 쓸 것"이라며 화를 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됐지만, 여전히 수도권에서만 하루 100명 가까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요양기관, 방문판매업체 등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며 이달 10∼16일 사이 나온 확진자 중 약 40%가 60대 이상인 상황이다.

이들 시설과 마찬가지로 고령층이 주로 찾는 서울시내 곳곳의 기원에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자 집단감염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오후 2시께 찾은 서초구의 약 50㎡ 남짓한 한 기원에는 손님 6명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들 역시 모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었다.

손님들이 입구 근처에 몰려 앉는 바람에 마주 보고 앉은 이들은 물론 다른 손님과의 간격은 채 2m가 되지 않았다. 물이나 커피를 옆에 두고 마시면서 바둑을 두는 이들도 있었다.

기원 주인은 "마스크를 벗는 분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집중하는 분께 가서 일일이 지적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다른 기원은 마스크를 낀 손님의 비율이 그나마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9명 중 4명은 마스크를 벗은 채 바둑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B(73)씨는 "노인들은 마스크를 하면 숨쉬기가 힘들어서 오래 앉아있다 보면 벗게 된다"며 "기원은 모여서 음식을 먹는 곳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도 아니라 괜찮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확인된 감염 사례를 보면 기원 역시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아니다. 광주 북구의 한 기원에서는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누적 확진자가 7명까지 늘었다. 이 중 6명은 기원 이용자고, 나머지 1명은 기원 근처의 식당 직원이다.

경기도 부천에서는 확진자가 이달 11∼13일 원미동의 한 기원에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방역당국이 같은 기간 해당 기원을 찾은 손님 중 유증상자에게 검사를 받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되면 다른 연령대보다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코로나19 취약층인 고령층이 주로 찾는 기원에서는 특히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50대 이하에서는 0.4% 이하이지만 60대에서 1.17%, 70대에서 6.58%, 80대 이상에서 21.02%로 급격히 올라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일 "기원은 입을 많이 열게 되는 카페나 노래방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하다고 할 수 있지만 특히 고령층이 많이 찾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불편할 때가 안전할 때'이니 기원 관계자들도 손님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경원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기원에서는 바둑돌을 놓고 음료수를 마시는 등 손이 빈번히 사물에 접촉하게 되는데, 이런 행위를 통해 감염될 위험이 항상 있다"면서 "최근 고령층 확산세가 심각한 데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25%를 넘어 어디에 확진자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잘 써야 한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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