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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화재'로 다친 형제…의무 시설 화재감지기 없어 피해 키워

송고시간2020-09-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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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설치해주겠다" 연락 안 돼…설치 안 해도 처벌 조항 없어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집에는 의무 시설인 화재감지기가 따로 없어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화재로 크게 다친 A(10)군과 B(8)군 형제가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 집 안에는 불이 날 경우 경보음이 울리는 단독형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처음 난 것으로 추정되는 부엌을 포함해 집 안 거실과 방에도 화재감지기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부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7년 2월부터는 모든 주택에 화재감지기와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구획이 나눠진 실(室)마다 화재감지기를, 가구별·층별로는 1개 이상의 소화기를 갖춰야 한다.

인천소방본부는 이에 따라 취약 계층 가구에 단독형 화재 감지기와 소화기 등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해 왔다.

해당 동을 관할하는 미추홀소방서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A군 형제 집에도 2018년 말부터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A군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빌라에 거주하는 다른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가구는 2018년 10월 당시 미추홀소방서 지원으로 화재감지기를 설치했다.

A군 형제의 집에 화재감지기가 있었다면 연기를 감지하자마자 경보음이 울려 보다 빠른 신고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실제로 화재 당일 A(10)군 형제가 최초로 119에 신고를 했던 시각은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55초지만 같은 이름을 쓰는 빌라가 인근에 여러 곳 있어 주소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당일 오전 11시18분18초 다른 주민 신고를 받은 뒤에야 화재가 발생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최초 신고 후 4분이 넘게 지난 11시 21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의무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조항이 마땅히 없어 개인에게 설치를 강제할 수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 미추홀소방서 관계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자료가 넘어와 소방서가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한다"며 "그러나 의무 사항인데도 처벌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세대주가 응답하지 않으면 소방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A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외출한 엄마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40만∼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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