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일왕장인에 단도 날린 조명하 의사 사진 대만서 발견

송고시간2020-09-22 05:01

댓글

1920년대 타이중 거리 사진서 우연히 포착돼…한국 학자가 찾아내

후손 "사진 몇 장 없었는데 네번째 사진 발견돼 다행"

새롭게 발견된 타이중 의거 조명하 의사 사진
새롭게 발견된 타이중 의거 조명하 의사 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920년대 대만 타이중 지광(繼光)거리 모습 사진. 사진 왼쪽 '부귀원'이라는 간판이 붙은 찻집 앞에서 조명하 의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전거를 세워둔 채 서 있다. 대만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김상호 조명하의사연구회장은 연구 자료 분석 중 대만 개인 사료 수집가 린위팡(林于昉)씨가 수집한 사진 속에서 조 의사의 모습을 발견했다. 2020.9.21 [대만 사료 수집가 '추혜문고' 린위팡(林于昉)씨 제공] cha@yna.co.kr (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일제강점기인 1928년 대만에서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서 일본을 충격에 빠뜨린 조명하(1905∼1928년) 의사가 거리에 선 모습이 찍힌 희귀한 사진이 대만에서 발견됐다.

조명하의사연구회장인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1928년 의거 직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 의사의 사진을 새로 찾았다면서 해당 사진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1920년대 대만 타이중(台中)시의 번화가인 지광(繼光)거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대만의 개인 사료 수집가인 린위팡(林于昉)씨가 소장 중이다.

사진 속 거리 왼편에는 조 의사가 1928년 5월 의거 당시 일하던 찻집인 부귀원(富貴圓)이 자리 잡고 있는데 가게 바로 앞에 조 의사로 보이는 인물이 자전거를 세워둔 채 서 있다.

같은 옷 입고 있는 조명하 의사
같은 옷 입고 있는 조명하 의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920년대 대만 타이중 지광(繼光)거리 모습 사진 속에 우연히 등장한 조명하 의사의 모습을 확대한 사진(왼쪽)과 조 의사가 의거 직후 체포되고 나서 찍힌 사진(오른쪽). 두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찻집 부귀원 근무복을 입고 있다. 오른쪽 사진 속 조 의사는 체포 및 조사 과정에서 구타를 당한 듯 얼굴이 심하게 부어 있다. 2020.9.21 [대만 사료 수집가 '추혜문고' 린위팡(林于昉)씨·김상호 교수 제공] cha@yna.co.kr (끝)

김 교수는 "당시 거리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들을 조사하던 중 부귀원 근무복을 입은 청년이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시선이 멈췄다"고 말했다.

김 교수를 비롯한 조명하연구회회원들과 유족인 장손 조경환씨는 비록 사진 속 인물이 작게 등장하지만 인상착의에 비춰볼 때 조 의사의 모습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사진 속 청년은 조 의사가 의거 후 체포 당시 입었던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다. 또 짧은 머리와 비교적 작은 키 등 신체적 특징도 조 의사의 다른 모습과 일치했다.

이 사진은 조 의사가 부귀원에서 일한 1927년 11월부터 1928년 5월 거사 전 사이 기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립운동 조직에 속하지 않고 '단독 의거'에 나선 조 의사는 사진과 서한 등 자신의 삶에 관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독립운동가였다. 따라서 그의 모습을 담은 추가 사진 발견에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간 우리 학계에서 발견한 조 의사의 사진은 모두 세 장에 불과했다. 이번 사진 발견으로 조 의사의 사진은 총 네 장으로 늘어나게 됐다.

'타이중 의거' 조명하 의사
'타이중 의거' 조명하 의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경환씨는 "(대만에 계실) 당시 한 달에 한 번 정도 황해도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셨던 할아버지는 거사 후 피해가 갈 것을 걱정해 편지를 읽어보고 다 태우라고 했을 정도로 자신에 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해 사진도 몇 장 없었다"며 "네 번째 사진이 발견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조 의사의 사진은 독립운동가가 거사 직전 스스로 촬영해 남기거나 체포 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독립운동 관련 사료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마치 1920년대 대만 타이중 '로드뷰'에서 청년 조명하의 모습이 우연히 발견된 것과 같은 일인 셈이다.

한편, 김 교수는 타이중 일대 현장 조사 과정에서 조 의사가 일했던 찻집 부귀원의 위치가 예전에 한국에서 알려진 것처럼 타이중시 지광제(繼光街) 10호가 아니라 66호임을 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가 조명하 '타이중 의거' 현장"
"여기가 조명하 '타이중 의거' 현장"

(타이중[대만]=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928년 5월 14일 조명하 의사가 일왕 히로히토(裕仁)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 척살을 시도했던 옛 타이중주도서관(사진 속 붉은 벽돌 건물) 앞 사거리. 지난 2019년 3월 13일 조명하의사연구회 회원인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가 손으로 조 의사가 의거 직전 서 있던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2020.9.22 cha@yan.co.kr (끝)

조 의사는 1928년 5월 14일 삼엄한 경비를 뚫고 독을 바른 단도를 들고 타이중시 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지나던 구니노미야 대장을 급습했다.

일본 경찰과 검찰은 조 의사가 경호관에게 가로막히자 던진 단도가 구니노미야를 맞히지는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구니노미야는 이듬해 1월 복막염으로 사망했다.

90여년 전 조명하 의사의 단도
90여년 전 조명하 의사의 단도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928년 일제 치하의 대만 타이중에서 조명하 의사(1905∼1928년)가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 육군 대장에게 던졌던 단도 사진. 이 사진은 국립대만도서관의 근대 도서 수장고에 보관된 1928년 발행 일본어책에 수록되어 있었다. 연합뉴스는 국립대만도서관의 협조를 얻어 수장고에서 작년 5월 이 책 속 사진을 직접 촬영했다. 2020.9.21 cha@yna.co.kr (끝)

구니노미야는 일본이 신성시하던 이른바 '황족'의 일원으로 당시 일왕의 장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군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실력자였다는 점에서 조 의사의 '타이중 의거'는 일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조 의사는 거사 직후 체포돼 그해 10월 10일 타이베이형무소 사형장에서 스물셋의 나이로 순국했다.

cha@yna.co.kr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포토무비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