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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가족 무사하길"…경쟁 중에도 빛난 '동업자 정신'

송고시간2020-09-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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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승리하고도 KIA 브룩스 불상사 의식해 세리머니 생략

손혁 감독, 승리투수 한현희와 선수들 격려
손혁 감독, 승리투수 한현희와 선수들 격려

9월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KIA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2-0의 승리를 이끈 한현희(가운데)가 경기를 마치고 손혁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9회말 무사 1, 2루의 동점 위기를 극복하고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하지만 승리의 순간, 환호성은 작고 짧았다.

별다른 세리모니도 없었다. '7전 8기' 끝에 시즌 7승을 거둔 키움 선발 한현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동료들을 맞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상대인 KIA의 외국인 에이스 에런 브룩스 가족에게 닥친 불상사를 걱정하는 마음이 그 속에 담겨 있다는 것을.

브룩스는 이날 가족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고 황급히 미국으로 출국했다.

KIA 구단에 따르면, 브룩스의 가족은 이날 신호 위반 차량에 큰 사고를 당했는데, 차량에는 부인과 자녀 2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날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KIA 양현종은 모자에 브룩스 아들의 이름인 '웨스틴(Westin)'의 이름을 적고 쾌유를 빌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을 비롯해 KIA 선수단도 브룩스 가족의 이니셜을 적고 팀의 에이스에게 닥친 불행을 함께했다.

투구하는 양현종,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바라며
투구하는 양현종,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바라며

9월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KIA 경기에서 KIA 선발 양현종이 브룩스 아들의 이름을 넣은 모자를 쓰고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같은 야구인이라는 동질감 속에서 브룩스를 걱정하는 마음에는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없었다.

키움은 경기 내내 세리모니를 자제했다. 한현희는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승리의 기쁨보다 브룩스를 앞세웠다.

한현희는 "교통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괜찮아지기를 기도하겠다. 브룩스와 대화를 한 적은 없지만 같은 KBO리그 선수이자 동료다. 우리 선수들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진심을 담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도 브룩스 소식에 침통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그는 "브룩스 가족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다"면서 "같은 아버지로서 어떤 심정일지 공감이 가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브룩스 가족들이 빨리 쾌유하고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앞서가려면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

하지만 상대가 없으면 경기도 없다. 비록 상대 팀이지만 동료의 아픔을 같이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때로는 잊고 사는 이들이 있어 키움 선수단이 보여준 성숙한 태도는 더욱 돋보인다.

김선빈,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바라며
김선빈,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바라며

9월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KIA 경기에서 KIA 김선빈이 교통사고를 당한 브룩스 아들(Westin Brooks)의 이름과 염원을 헬멧에 새기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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