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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가' 토카르추크의 심리스릴러와 신비주의 서사

송고시간2020-09-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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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실적 방식으로만 묘사하는 건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지난해 2018년 몫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여성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8)의 장편소설 두 편이 한꺼번에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민음사에서 펴낸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최성은 옮김)와 '낮의 집, 밤의 집'(이옥진 옮김)이다.

두 작품 모두 심리 치료사 출신이면서 문화인류학과 철학에 조예가 깊은 작가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울러 문학을 '타자와 교감하는 통로'이자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도구로 보는 문학관이 공통으로 담겼다.

다만 형식적으로 전자는 범죄를 다룬 심리 스릴러이고, 후자는 넘치는 상상력을 동원한 신비주의 서사를 통해 인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소설이다.

'노벨상 작가' 토카르추크의 심리스릴러와 신비주의 서사 - 1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몇번씩 내용을 곱씹으며 등장인물 간 관계성을 파악해야 하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내내 긴장감을 조성하며 잘 읽힌다는 점에선 여느 스릴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범인을 밝히는 것보다는 사회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약자가 연대를 통해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들을 지켜내고자 분투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생태 사상과 신화, 전설, 민담, 점성학 등을 추리 소설 안에서 구조적으로 엮어내는 독창성을 보인다. '생태주의 예술가'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18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연작시 '천국과 지옥의 결혼'에서 제목을 따오고, 각 장의 도입부에도 블레이크의 시를 인용한 대목 등도 독특하다.

2008년 폴란드 실롱스키 바브진 문학상을 받은 소설이다. 폴란드 거장 아그니에슈카 홀란드 감독이 만든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및 미국비평가협회 특별상 수상 영화 '흔적'의 시나리오 원전이기도 하다. 토카르추크는 홀란드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노벨상 작가' 토카르추크의 심리스릴러와 신비주의 서사 - 2

'낮의 집, 밤의 집'은 1990년대 폴란드의 작은 마을과 주변 숲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새로운 집으로 끊임없이 주민들을 초대해 이 지역의 민담, 영웅담, 전설, 일화 등을 듣는다. 주인공은 꿈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와 수많은 이야기를 연결하면서 우주 속 자아를 인식한다.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마술적 리얼리즘'과 같은 분위기 속에 얼핏 보면 다른 듯한 다양한 미시적 이야기들이 하나의 장편 속에서 거시적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토카르추크는 민음사를 통해 한국 언론에 전한 말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실적 방식으로만 묘사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경험들은 훨씬 폭넓고 방대해서 그 안에는 언어로도 표현되지 못하는 불확실하고 이성적인 부분들과 신비주의에 가까운 요소들도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토카르추크는 페미니즘에 천착하는 경향을 보인 다수 유럽 여성 작가와 달리 인류 보편성을 탐구하며 인간 본성을 문학적으로 표현한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작품 세계를 통해 그는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노벨상과 맨부커상을 거머쥐고 세계적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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