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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평도 실종 공무원 사살 '과잉대응'…코로나 변수 주목

송고시간2020-09-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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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개성으로 월북 이후 전방부대 처벌이 영향 준 듯…과거엔 조사 후 송환

실종된 남북관계엔 큰 영향 없을 듯…한국사회 정서상 반북감정 커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가 실종돼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남측 공무원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북측의 과잉대응 배경과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민감 대응 과정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된다며 월북민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 긴급 당중앙위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전경
'코로나19' 긴급 당중앙위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전경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치국 위원과 후보외원들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청취하거나 메모하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0.7.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7월 26일 직접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급 경보를 발령했으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

더욱이 회의에서는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전방)부대의 허술한 전선 경계 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 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관련 부대 지휘관과 군인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 문제가 다뤄지고 향후 대응 조치를 토의했다는 점에서 이후 접경지역을 지키는 군부대의 긴장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쪽에서 코로나19가 지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개성 출신 탈북민 월북사건을 교훈 삼아 남북 경계를 넘으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월남자는 물론 월북자까지 모두 사살하라는 내부 지시가 취해진 것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온다.

북한서도 손 씻기, 체온 제기는 필수
북한서도 손 씻기, 체온 제기는 필수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시킨 데 이어 당 조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구체적인 조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손을 씻는 모습. 2020.7.27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북한이 종전 같으면 월북자나 월남자를 붙잡아 신원과 배경 등을 조사하고 송환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유입 차단이 최우선 국가적 과제인 만큼 특단의 조처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앞서 2017년 10월 북한 수역을 80㎞가량 넘어가 조업하던 남측 선원 7명 등이 탄 어선을 나포해 조사한 후 다음 달 선박과 함께 돌려보냈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밀입북한 김 모씨를 조사 후 남쪽에 송환했고 2013년에는 월북했던 한국민 6명을 단체로 송환했다.

또 설사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고 해도 탈북민 월북사건으로 전방 지역 군부대의 경계가 강화된 만큼 경계근무를 서는 당사자인 군인들이 규정대로 총격을 가했을 수 있다.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을 갔던 남측 주민 박왕자씨가 북한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도 신참 초병의 '경계근무 규칙'에 따른 조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명도 없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열악한 보건환경 속에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은 예방뿐이다.

북한이 공무원의 시신을 남측에 인계조차 하지 않고 전격 화장한 것도 코로나19 유입에 얼마나 촉각을 세우는지 엿볼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은 개성 출신 탈북민 월북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해상에서 밀려 들어오거나 공중에서 날아오는 물체 등을 발견하는 경우 소각하라"고 콕 찍어가며 선제적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입 차단 속에서 불거진 이번 남측 공무원 피격 사건이 단기적으로 현재의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해 지키는 해군 고속정
서해 지키는 해군 고속정

(연평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2020.7.1 ondol@yna.co.kr

이미 남북관계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중단돼 있고, 북한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며 코로나19와 태풍 피해 속에서도 남측의 지원을 외면하고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북전단 살포를 내세워 현 정부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을 정도로 남북관계는 제로 상태여서 더는 나빠질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남측 민간인 총격 사건은 코로나19 차단이든 그 어떤 명분으로도 인명을 중시하는 한국의 정서상 그리고 인권 차원에서도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국내에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해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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