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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공무원 피격까지 30여시간 군 감시망에 포착 안돼(종합)

송고시간2020-09-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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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긴트' 첩보로 정황만 추정…대북정보력 제대로 작동했나 의문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과 정보 당국은 24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이후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실종 공무원 피격까지 30여시간 군 감시망에 포착 안돼(종합) - 1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47)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의 선상에서 신발만 남겨놓고 사라졌다.

동료 선원들이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선박 내에서 A씨의 신발만 발견했고, 낮 12시 51분 해양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오후 1시 50분부터 해군 함정과 해경, 항공기 등 구조 전력이 투입되어 수색 활동을 펼쳤다.

◇ 실종에서 피격까지 30여시간 군 감시장비 '사각지대'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어업지도선에서 바다로 뛰어든 후 북한 선박에 처음 발견되고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할 때까지 30여시간 동안 군 감시장비에 포착되지 않았다.

군은 A씨가 사살되고 20분 뒤 연평부대 감시장비에 북쪽 해상에서 불꽃이 관측되고 나서야 시신이 불태워진 정황을 인지했다.

시신이 불태워진 북측 해상은 소연평도에서 서북방 38㎞ 지점인 등산곶 앞바다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3∼4㎞ 떨어진 곳이다.

군은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10시에 연평부대 감시장비 녹화 영상을 확인했으나 A씨로 추정할 만한 특이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서해 NLL 최북단 연평도의 감시장비 운용에 '사각지대'가 노출된 셈이다.

실종 당일 오후에는 해경과 해군 함정, 해양수산부 선박 등 20척과 항공기 2대가 수색에 투입됐지만 역시 허탕이었다.

특히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등산곶 해상에서 실종자를 처음 발견한 정황을 포착한 것도 군 감시장비가 아니라 시긴트(SIGINT·신호정보) 첩보자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시긴트로 얻은 '첩보'는 역정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상·사진 등으로 확인하는 감시 '정보'보다 신빙성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은 시신을 불태울 때 발생한 '불꽃'이 전부였다.

A씨는 늦여름 수온이 내려간 해상에서 부유물에 올라탄 채 30여시간을 표류하면서 등산곶 앞바다까지 떠밀려 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저체온증과 심한 탈수 증세가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올라 기진맥진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 또한 감시장비에 포착된 게 아니라 첩보 수단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 선박이 실종자를 처음 접촉한 곳이 해상 어느 위치인지는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군사합의로 NLL 인근 무인정찰기 못 띄워

A씨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장소는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해상 완충구역에 해당한다.

군사합의서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북한이 작년 11월 해안포 사격훈련을 해 합의서를 위반한 지역과 멀지 않은 곳이다.

비록 감염병 차단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북측이 비무장 민간인에 총격을 가한 것은 분명 '적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해당 장소가 해상 완충구역에 들어간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군사합의서를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지역에서 남측 민간인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을 갔던 박왕자 씨 사건 이후 두 번째다.

또 군사합의서에 따라 서부지역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상호 10㎞ 구역에서는 무인기를 띄울 수도 없다. 서해 NLL 인근 해상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군사합의 이후 군 감시능력의 한계가 이번에 확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이번 사건 대처 과정에서 대북 정보력이 제대로 가동됐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A씨 실종 이후 시긴트 첩보 등으로 첩보를 조각조각 수집해 모자이크처럼 짜 맞춰 파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출처를 밝힐 수 없지만, 여러 수단을 가동해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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