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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간이 멈춘 동안 새는 옛 노랫소리 회복

송고시간2020-09-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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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멧새 노래 더 부드러워 지고 멀리 퍼져…암컷 구애 "매력적"

흰정수리북미멧새
흰정수리북미멧새

[AFP/JN PHILLIPS 제공 =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격리 등으로 도심의 소음이 줄면서 수컷 새들의 노랫소리가 부드러워지고 더 멀리 퍼지면서 암컷에 대한 구애가 더 매력적으로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테네시대학의 행동 생태학자 엘리자베스 데리베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코로나19 발병 뒤 샌프란시코만 일대 도심과 교외에 서식하는 흰정수리북미멧새(white-crowned sparrow)의 노랫소리 변화를 분석한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간이 일상활동을 접고 집 안에서 머물 수밖에 없게 된 이른바 '인류의 멈춤'(anthropause) 현상으로 동물 생태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돼 왔으며, 이번 흰정수리북미멧새의 노랫소리 변화도 그런 것 중 하나로 제시됐다.

사이언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4, 5월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에서 녹음한 멧새의 노랫소리를 같은 장소에서 2015년 4, 5월에 녹음한 노랫소리와 비교했다.

그 결과, 노랫소리가 3분의 1가량 더 조용해졌으며 훨씬 낮은 음까지 내려가면서 두 배 더 멀리 퍼져 암컷에게 구애하거나 다른 수컷 경쟁자를 물리칠 때 전반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심 소음이 심하지 않았던 1970년대에 녹음된 노랫소리의 음역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리베리 박사는 칵테일 파티에서 주변이 시끄러우면 소리치듯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목소리가 "최상의 상태가 아니게 된다"면서 새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집에 머물면서 도심의 소음공해가 줄어 새들이 노랫소리를 키우지 않고 정상적인 목소리로 노래해 암컷에게 더 매력적인 수컷으로 구애하게 됐다는 것이다.

흰정수리북미멧새
흰정수리북미멧새

[AFP/JN PHILLIPS 제공 =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자택 체류 명령이 내려진 뒤 교통이 거의 멈추면서 도심 소음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이때 금문교의 차량 통행량은 1954년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리베리 박사는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에서 20여년간 흰정수리북미멧새의 노랫소리를 연구해 왔는데, 교통소음이 증가하면서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의 최저 주파수는 오르지만 최고 주파수는 그대로여서 음역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암컷에 대한 구애나 수컷 경쟁자 차단이 이전만큼 효율적이 않다는 의미를 갖는다.

새들이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더 크게 노래를 부르면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하고 대사활동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새들이 얼마나 빨리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소음공해를 억제하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마련되면 종(種)의 다양성 증가와 같은 효과도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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