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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경제적 독립 못한 20대들 "평생 전월세 유목민 신세되나"

송고시간2020-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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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거주지 고민까지…자취방 전·월세금도 부모 지원받아

(서울=연합뉴스) 강다현 인턴기자 = "15평짜리 아파트 월세 200만원을 친구 4명이 나눠 내고 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서 월세를 내는데 이마저도 절반은 부모님 지원을 받아요."

지난 23일 이화여대 앞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이수현(가명·21)씨는 평생 집 사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 달 월세를 내는 게 급박한 상황이어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산다는 것은 아주 먼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린다는 하소연이다.

이씨는 "집 보증금인 2천만원도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다"며 "(거주 관련) 내 힘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데 내 명의로 된 집을 사는 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청년층 "'캥거루족'으로 남거나 전·월세 전전할 듯"

서울 모 대학 사범대생 김태림(26)씨도 부모 지원을 받아 학교 주변 원룸 전세를 구했다. 8평 원룸의 전세 보증금 6천500만원 전액 부모님 도움으로 해결했다.

김씨는 "현재 종잣돈도 없는 취준생(취업준비생) 신분이라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7~8년 동안은 서울서 전·월세만 전전할 것 같다"며 "부모님께 폐 끼치고 싶진 않지만 현실이 워낙 냉혹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지하게 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취업난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20대 청년 중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부모 지원에 의지하는 '캥거루족' 생활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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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달 25~28일 성인남녀 4천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8%는 '캥거루족이 취업난과 불경기 등으로 생기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캥거루족이라 생각한다고 응답한 이들 중 절반가량은 '현재 코로나19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인해 캥거루족의 삶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부모가 지원해 준 보증금을 바탕으로 평생 전세와 월세를 전전하는 '전·월세 노마드(유목민)'가 되기로 작정한 이들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에 20대 청년층은 종잣돈이 어느정도 마련된 30대들처럼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통해서도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모 대학 의대에 다니는 한모(23)씨는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 힘들겠지만 당장 거금이 없고 부모님에게 모든 걸 지원해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대학 졸업 후 들어갈 직장 인근에 전세나 월세 집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주변에서 '경제 망했다'는 소리만 들려오니 집을 사는 게 도리어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22일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 강혜연(가명·22)씨도 "취업하고 나면 학자금 대출 등 갚아나가야 할 것이 많다"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각종 지출이 많을 텐데 목돈을 모아 집에 투자할 돈으로 차라리 전·월세를 전전하는 게 어쩌면 더 나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 맞은 부동산 시장
가을 이사철 맞은 부동산 시장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귀해지고,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 상승 여파가 원룸뿐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정보란. 2020.9.22 kane@yna.co.kr

◇ 전문가 "청년층 전반 아우르는 세심한 주거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경제 상황 속에서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주거지 마련을 지원할 대책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층의 부동산 문제는 대개 부모 지원이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며 "캥거루족 등 부모의 지원을 받는 청년뿐만 아니라 '영끌'이나 '전·월세 전전하기'마저 사치로 느끼는 주거 취약 계층 청년에게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공임대주택 등 청년을 위한 주거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수혜를 입는 대상은 극히 일부여서 청년층 전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혜택 범위를 더 확대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청년 주택을 배치하는 등 주거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좌절감에 빠진 청년을 구제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30대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
[그래픽] 30대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36.9%로, 작년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jin34@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rkdekgus1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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