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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15년 한결같이…반찬배달 봉사하는 이덕홍·김진선씨

송고시간2020-10-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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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2차례 70㎞ 오가면서 홀몸노인 등 14곳에 '사랑의 반찬' 나눠줘

안부 살피고 말동무는 필수…"기다리는 어르신들 보면 그만둘 수 없어"

(단양=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어르신들이 그렇게 반기시니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배달해야죠."

충북 단양군 여성단체협의회는 홀몸 노인이나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사랑의 반찬'을 배달한다.

소비자연합회, 평강회, 어머니회 등 14개 단체 회원들이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에 여성발전센터 조리실에 모여 200명분 반찬을 만들면 배달 봉사자들이 당일 읍·면 구석구석을 돌며 나눠주는 방식이다.

반찬 배달하는 이덕홍씨 부부
반찬 배달하는 이덕홍씨 부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성단체협의회는 바자회 수익금과 군청서 주는 보조금으로 식재료를 사 국과 조림류, 젓갈류 등 한 번에 4∼5가지 반찬을 만든다.

치아가 좋지 않은 고령 노인들이 먹기 좋은 반찬 위주로 만들면서 당뇨 등 건강상태를 고려해 간은 싱겁게 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회원들이 조리실에 모일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가공식품을 구매해 건네고 있다.

배달 봉사자 16명 중 이덕홍(75·단양군노인회장)·김진선(71)씨 부부가 단연 눈에 띈다.

부부는 올해로 15년째 거주지인 영춘면 홀몸노인과 불우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영춘면에서 단양읍 여성발전센터까지는 20㎞ 거리다.

만찬 만드는 여성 회원들
만찬 만드는 여성 회원들

[여성발전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부는 단양읍까지 차량을 몰고 가 반찬을 수령한 뒤 다시 영춘면으로 돌아와 만종리 등 10개 마을 14가구에 일일이 배달하고 있다.

한 바퀴 돌고 나면 운전거리가 70㎞나 된다.

반찬을 배달하는 대상은 대부분 팔순을 넘긴 홀몸노인들이다.

같은 지역서 오래 함께 생활한 어른들이어서 반찬만 배달하고 뒤돌아 나올 수는 없다.

안부를 묻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등 말동무해주는 것도 부부의 배달 일과 중 하나다.

간혹 이 회장은 노인들의 술친구가 돼주기도 하는데 이런 날은 아내가 운전대를 잡는다.

한 시각장애인 집에 도착하면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낼 때 쏟지 않도록 매번 손을 잡고 국물 반찬과 마른반찬 위치를 상기시켜주기도 한다.

오랜 세월 봉사하다 보니 차가 진흙탕에 빠지거나 눈길에 막혀 발이 묶인 적도 있다.

어느 여름날에 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 집을 찾았다가 반찬이 쉴 수 있어 도로 갖고 나오는 도중 도둑으로 의심받기도 했고, 집을 비운 노인의 부탁을 받아 대추나무에 걸어둔 반찬 봉지를 고양이가 헤집어 먹어치운 일도 있다.

인터뷰하는 부부
인터뷰하는 부부

[박재천 기자 촬영]

반찬 배달 여성단체 활동을 해온 부인이 먼저 시작했다.

이 회장은 "홀로 된 할아버지들이 사는 데 반찬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돼 식구가 하던 일에 참여하게 됐다"며 "전부터 알던 분들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시간을 내 반찬을 배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단양군 공무원 출신으로 공직 생활 33년 중 31년을 영춘면사무소에서 농업직으로 근무하다가 2003년 10월에 퇴직했으며 이후 영춘향교의 전교로 일했다.

부인 김씨는 "지금까지 온 것에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다"며 "우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있기에 봉사를 그만둘 수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회장도 "반찬 배달 간다고 전화하면 마을 정자나 집 마당에서 기다리고 만나면 반가워하신다"며 "돈이 되지 않으니 봉사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인데 저희는 힘이 닿고 몸이 허락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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