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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정의선 회장 시대' 연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선도하길

송고시간2020-10-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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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내 2위 재벌인 현대차그룹이 14일 임시이사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정주영 선대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시대가 막을 연 것이다. 1970년생인 정의선 회장은 이미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주도해왔다. 작년 3월에는 그룹의 간판 기업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됐고, 올해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올라 명실상부한 그룹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불모지에서 자동차 산업을 일구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정몽구 명예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현대차를 세계 5위 자동차 회사로 키웠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금수저 황태자' 이미지를 벗고 무난하게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경영 능력이 온전히 입증됐다고 하긴 아직 이르다. 그동안 경영 수업이 선대 회장들이 깔아놓은 평탄한 레일에서 이뤄졌다면 이젠 그들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리더십과 능력을 보여야 한다.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공급 과잉, 광속으로 전개되는 글로벌 기술 혁신과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존을 시험받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는 와중에 터진 코로나 팬데믹은 자동차 산업에도 엄청난 변혁을 몰고 왔다. 친환경 전기·수소차로의 급속한 중심 이동으로 내연기관은 종말로 향하고 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IT·가전 산업으로 진화했다. 현대차의 최대 경쟁자는 이제 도요타나 폭스바겐이 아닌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차 분야에서는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고, 전기차 부문에서도 세계 4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모빌리티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정의선 회장은 이에 대한 인식이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당시인 작년 10월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앞으로 현대차는 자동차가 50%, 개인항공기(PAV)가 30%, 로보틱스가 20%인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지향점을 제시한 바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이종 산업과의 협업과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대차는 전기·수소차의 경쟁력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코나의 대규모 리콜은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 탓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데서 보듯 실적의 급전직하는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글로벌 경쟁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정 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이런 안팎 환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정 회장의 주력사 지분이 현대차는 2.35%, 기아차는 1.74%로 취약하다는 점은 안정적 경영 승계에 걸림돌이다. 소수의 지분으로 황제 경영을 하는 비정상적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를 정리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4세, 5세로 이어지는 전근대적 세습경영을 지속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숨 가쁘게 전개되는 기술 진화와 이에 수반한 경영 혁신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 가치는 사회적 책임과 상생, 공정이다. 다른 재벌 그룹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젠 흑역사로 얼룩진 세습 경영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지배구조를 정립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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