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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입장차 거듭 노정하는 한미…동맹과 국익 사이 균형 해법 찾아야

송고시간2020-10-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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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주요 현안을 대하는 한미의 시각차가 거듭 드러나 '한미동맹 선택' 논란의 연장선에서 향후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논란의 발단은 이수혁 주미 대사가 국정감사에서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정치권에서 '외교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 '동맹국 간 신뢰를 무너뜨렸다'로 서로 달리 대응하며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급기야 양국은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그 전날 화상으로 진행된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통해서 이견을 노정했다. SCM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 전환 문제와 방위비 분담에 대한 이견, 경제협의회에서는 보안 우려를 들어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미국의 거듭된 요청을 두고 입장차가 드러났다. 이들 현안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과 국익 도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난제들이어서 어느 하나 해법 찾기가 수월한 게 없다.

이번 SCM에서는 양국 국방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시각차를 드러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은 전환 조건의 조기 구비를 강조하며 조기 전환 의지를 나타냈지만, 미국은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을 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될 만한 기류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완료 시한을 정하지 않고 '조기 전환 추진'으로 정책을 조정했으나, 군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임기 내'(2022년)를 목표로 한다는 관측이 강했다. 하지만 조기 전환을 위한 검증 평가 일정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늦춰져 한국 측은 검증을 서두르자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관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전작권 문제는 국제 정세와도 얽혀 있어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이른 시일 안에 없어져야 마땅한 냉전의 산물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런저런 사유로 이미 수차례 전환이 미뤄진 사안인 만큼 미국은 조기 전환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 문제도 뜨거운 현안이다. 미국이 5배 인상이라는 무리수를 둔 뒤 증액 요구 폭을 50%까지 낮추긴 했으나, 그 수준 또한 상식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SCM에서 작심한 듯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고 한다. 작년 회의 때와 달리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빠진 것도 눈에 띈다. 한국 측은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이 방위비 협상과 미군 철수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방위비 문제는 미국이 애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호혜'가 아닌 '거래'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협상이 길어졌다. 11월 대선 이후 미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미국 측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돌아오는 조치가 우선돼야 할 일이다.

화웨이 등 중국 IT 제품을 배제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외교·안보 현안보다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외교부는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민간이 결정한 문제"라고 답했다고 하지만 미·중 사이에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심지어 자국 주도의 IT 구상 참여를 제안했다고 한다. 미·중의 패권 경쟁과 경제 갈등이 격화할수록 중간에 낀 한국은 운신하기가 더 까다로워질 게 뻔하다. 더욱이 미국이 요구하는 배제 대상이 중국 IT 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미·중 갈등이 다음달 미국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기에 '버티기 전략'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갈등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유연하게 대처하는 외교·통상 역량을 지속해서 키워나가야 할 때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를 둘러싼 갈등과 연예인 발언 파장 등은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전례다. 물론 국익 극대화를 꾀하되 일방적인 주권 침해와 보편적 가치 훼손이 있다면 상대가 어느 나라든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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