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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제주 지하수는 공공재인데 왜 기업이 판매하나요?

송고시간2020-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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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뭐가 다르나…인사청문회 거쳐 기관장 임명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지하수는 공공재인데 왜 기업에서 판매하나요?"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서나 나올 법한 질문이다.

제주에는 지하수와 바람(풍력), 아름다운 경관 등을 활용해 공익적 목적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4개의 공기업과 13개의 출자·출연 기관이 있다.

언뜻 '이렇게 많아?' 하고 깜짝 놀랄 수 있겠지만, 알고 보면 우리 생활과 너무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관들이다.

아름다운 제주 경관
아름다운 제주 경관

(제주=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상공에서 바라본 한라산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에는 어떤 공공기관이?

현재 제주 지역 공기업에는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에너지공사, 제주관광공사, 상하수도본부가 있다.

'지방공기업법'에는 공기업을 지방직영기업과 지방공사, 지방공단으로 구분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형태를 지방직영기업이라 하는데, 제주의 경우 상하수도본부가 있다.

제주 상하수도본부에서 일하는 직원과 본부장은 민간인이 아니라 공무원 신분이다.

이와 달리 지자체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해 특정한 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법인을 설립하게 되는데 이를 지방공사 또는 지방공단이라고 한다.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사장, 임직원은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 된다.

공사와 공단을 특별히 나누는 기준은 없지만, 위탁 업무에 따라 공사 또는 공단의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

공단은 제주에 없기 때문에 제주에 있는 공사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 지하수를 이용해 '제주 삼다수'를 생산한다. 공공재인 제주 지하수를 누구나 마음대로 생산해 팔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제주도개발공사에 특별히 그 업무를 위탁한 것이다.

지하수라는 공공재를 활용하는 만큼 공익성이 매우 큰 사업이지만, 지하수 판매를 통해 최대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다시 지하수 관리에 재투자하거나 제주도에 환원해야 하므로 기업적 성격 역시 매우 강하다.

이러한 사업들의 경우 공사를 설립해서 책임경영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찬가지로 제주에너지공사는 공공재인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생산·수송·판매와 관련한 사업을 한다. 전기차 충전,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에너지 이용 효율화 등 '탄소 없는 섬, 제주'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제주관광공사도 제주 관광에 대한 통합 마케팅, 홍보, 관광상품 개발은 물론 수익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기도 한다. 관광공사는 수익 사업 일환으로 시내면세점 사업을 추진했지만 만성 적자로 올해 결국 해당 사업을 접었다.

출자·출연기관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에 대한 공공복리 증진을 원칙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상 사업은 문화·예술·장학·체육·의료 등 주민의 복리 증진과 소득 증대,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로 정하고 있다.

출자기관은 지자체가 전체의 10% 이상의 자본금을 내고 지분의 형태로 소유한다. 제주에는 제주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산업 활성화를 견인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1곳이 이에 해당한다.

2019년 말 기준 ICC 전체 지분율을 보면 제주도 62.5%, 제주관광공사 15.2%, 민간 22.3% 등이다.

출연기관은 지자체가 공공을 위해 무상으로 기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원조하는 형태다.

제주에는 제주연구원, 여성가족연구원, 평생교육장학진흥원, 테크노파크, 한의학연구원, 4·3평화재단, 문화예술재단, 영상문화산업진흥원, 경제통상진흥원, 신용보증재단,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등 총 12곳이다.

출연기관과 공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의 성격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출연기관의 사무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으로 편성해 집행하는 사업들을 전문가로 구성된 법인을 통해 대행하는 사업으로 공공성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 공기업은 공공서비스 제공에 따른 요금을 징수한다는 측면에서 공공성도 중요하지만 기업성도 강조된다.

출자기업 역시 공공재는 아니지만 기업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크다.

제주자연생태공원과 풍차
제주자연생태공원과 풍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공공기관장은 도의회 인사청문회 거쳐야

제주도의회에서는 현재 각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4개 공기업과 13개 출자·출연 기관 모두가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인사청문회는 제16대 국회가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면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제주도는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다.

도는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당시 인사청문회 관련 조항을 넣어 정무부지사와 감사위원장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고 있다.

이어 인사청문 대상을 계속해서 확대해왔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모습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희룡 지사는 민선 6기 제주도지사로 당선된 첫해인 2014년 8월 특별법에 명시된 2명의 청문 대상자 외에 행정시장(제주시장·서귀포시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제주도의회와 합의했다.

이어 한 달 뒤에는 제주개발공사·제주관광공사·제주에너지공사 등 지방공기업 3곳, 출자·출연 기관 중에서는 그 규모와 역할을 고려해 출자기관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1곳, 출연기관인 제주발전연구원 1곳 등 모두 5개 공공기관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했다.

인사청문회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도지사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다.

그러나 주요 공공기관장 임명 때마다 코드인사·낙하산 인사·보은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는가 하면, 도의회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사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도 해 인사청문회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주도청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천105명 규모 시설공단 설립될까?

제주도 시설공단 설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 시설공단은 자동차운송사업과 주차시설, 환경시설, 하수도 사업 등 민간이 운영하기 힘든 공익적 목적의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운영하는 공기업이다.

시설공단 총인원은 1천105명으로 계획돼 설립되면 도내 최대 공기업이 된다.

그러나 공단 설립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하 시설공단 설립 조례안)은 현재 제주도의회에서 1년 넘게 표류 중이다.

이유는 공단 설립으로 인해 공영버스·주차·쓰레기·하수도 처리와 관련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 동일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비용을 낮출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경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적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와 제주도 공무직 노동조합 역시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시설공단 설립은 공공성 훼손과 심각한 재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뿐만 아니라 관련 시설에 있는 공무원 전직, 임금체계 등 민감한 문제가 발생한다.

초기 인력 규모 1천105명 중 공무원 신분에서 공단 직원으로 전직하는 인원이 387명이고, 신규채용 388명, 이외 운전원·민간위탁 등이 330명이다.

도의회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오는 30일 예정된 제38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시설공단 설립 조례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이 도의회 임시회에서 처리될 것인지 주목된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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