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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무너진 김태균, 눈물 '뚝뚝'… "이글스는 내 자존심이었다"

송고시간2020-10-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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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못 한 게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후배들이 풀어주길"

"은퇴 경기는 치르지 않을 것…팬들이 오랫동안 기억해줬으면"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눈물 회견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눈물 회견

(대전=연합뉴스) 김연수 기자 = 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 선수가 눈물을 훔치며 은퇴 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2 yskim88@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끝까지 털털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았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38)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안녕하십니까"라는 한 마디로 은퇴 소감을 시작하다 3분간 말을 잇지 못했다.

김태균은 "이글스는 내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다"며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할 때마다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부모님,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 아이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1년 프로 데뷔한 김태균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말린스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을 한화에서만 뛰었다.

18시즌 동안 2천1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20, 통산 홈런 311개, 통산 출루율 0.421, 통산 장타율 0.516을 기록한 뒤 지난 21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의 전설 김태균 은퇴 회견
한화의 전설 김태균 은퇴 회견

(대전=연합뉴스) 김연수 기자 = 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 선수가 은퇴 회견 중 잠시 침묵하고 있다. 2020.10.22 yskim88@yna.co.kr

다음은 김태균과 일문일답.

-- 우승을 못 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 200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그때는 그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느끼지 못했다. 한화가 강팀이었기에 언제든지 그런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우승의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 잡아야 한다는 말도 많이 한 것 같다.

-- 팬들이 많은 별명을 지어줬다. 안 좋은 별명도 많았는데 야속하다는 생각은 안 했나.

▲ 야속하다는 생각보다는 많은 관심을 주셨다고 생각했다. 이제 여러 가지 별명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슬프다.

-- 기억에 남는 별명이 있다면.

▲ 어린 시절 '김질주'라는 별명이 있었다. 덩치가 크고 느릿느릿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터라 마음에 들었다. 주전이 된 뒤엔 한화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이 좋았다.

-- 은퇴를 결심한 시기와 계기는.

▲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계약을 하면서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을 낸다면 은퇴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구단에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계약 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은퇴 결정을 했을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간 적이 있는데 그때 마음속으로 준비를 했다. 8월에 2군으로 내려간 뒤 마음을 굳혔다. 서산 2군 구장에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확실한 결정을 내렸다.

-- 은퇴를 결심한 뒤에도 2군 구장에서 훈련을 멈추지 않았는데.

▲ 2군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는지 잘 알고 있다. 후배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았다. 은퇴 결심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훈련했다.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은퇴 회견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은퇴 회견

(대전=연합뉴스) 김연수 기자 = 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 선수가 눈물을 훔치며 은퇴 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2 yskim88@yna.co.kr

-- 선수 시절 장타보다 출루에 집중했던 것 같은데.

▲ 어렸을 때부터 아웃되는 것을 싫어했다. 아웃되더라도 배트에 공이 맞지 않으면 많은 실망을 했다. 투수들이 상대하고 싶지 않은 타자가 되려고 노력했다. 프로에 와서도 그런 점에 집중해서 준비했다. 내 개인 성적에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기억에 남는 기록이 있다면.

▲ 기록을 의식하면서 뛰지는 않았다. 통산 300홈런, 2천안타, 1천 타점을 돌파한 것은 뿌듯하다. 연속 출루 기록도 자랑스럽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당시 아버지가 TV 중계를 보시다가 우셨다. (울컥)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가 8월 15일 삼성라이온즈전으로 기록된다는 게 아쉽지 않나.

▲ 모든 선수는 좋은 팀 성적, 좋은 개인 기록을 세우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꿈을 꾼다. 나 역시 이승엽(은퇴) 선배, 박용택(LG 트윈스) 선배처럼 멋진 마무리를 꿈꿨다. 그러나 모든 이에겐 다 그에 맞는 상황이 있다.

김태균, 영원한 52번
김태균, 영원한 52번

(대전=연합뉴스) 김연수 기자 = 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 선수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태균 선수가 자신의 52번 야구복을 앞세우고 화려했던 과거를 잠시 회상하고 있다. 2020.10.22 yskim88@yna.co.kr

-- 향후 계획은.

▲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다. 해보고 싶은 게 매우 많다. 야구 발전에 도움을 주는 공부를 하고 싶다. 초등학교 시절 야구를 하기 싫어서 훈련을 빼먹고 도망가는 등 방황의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 감독님과 아버지가 잘 잡아주셨다. 중학교 때 부모님이 외진 곳에 실내 훈련장을 지어주셨고, 휴식일엔 부모님과 그곳에서 훈련했던 게 기억난다. 아버지는 내가 스윙 1천번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잠을 재우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셨다. 이렇게 나는 야구만 했다. 그래서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제2의 인생이 기대된다.

--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 많이 아쉬워했다. 내가 설득해야 했다.

-- 선수 생활에 점수를 매긴다면.

▲ 30-40점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 우승을 이끌지 못했다.

-- 기억에 남는 지도자 3명을 꼽자면.

▲ 신인 때부터 동생처럼 아껴주셨던 이정훈 전 한화 2군 감독님, 개인 훈련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신 김인식 전 감독님, 현재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끌어주신 김성근 전 감독님이 기억에 남는다.

-- 오늘 눈물을 흘렸는데.

▲ 처음 은퇴 결정을 했을 때는 마음이 덤덤했다. 열심히 했기에 후회되지 않았다. 현실로 다가오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 영구결번에 관한 생각은.

▲ 구단과 관계자분들이 결정하시는 것이다.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나.

▲ 어떤 기억이든 좋다. 팬들에게 잊힐 것 같아 아쉽다.

-- 보이지 않는 선행도 많이 했는데.

▲ 선수는 팬들의 사랑으로 사는 직업이다. 어렸을 때는 야구만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젊은 선수들은 이런 부분을 조금 더 일찍 인지했으면 좋겠다.

-- 단장 보좌역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 구단이 추진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보탬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겠다. 많이 공부하겠다.

-- 은퇴 경기를 마다했다. 아쉽지 않나.

▲ 은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을 때 그런 부분에 제의를 해주셨다. 물론 마지막 한 타석은 내 야구 인생에서 소중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선수에겐 그 한 타석이 더 간절하고 소중할 수 있다. 마지막 은퇴 길에 후배의 소중한 기회를 뺏고 싶지 않았다. 내 결심을 번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서지 않는 그 한 타석이 어떤 한 후배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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