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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택배사들의 뒤늦은 과로사 대책…이제라도 죽음행렬 멈춰세우길

송고시간2020-10-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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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근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이 22일 대책을 내놨다. 과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 작업에 지원 인력 4천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택배기사 과로사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도 밝혔다. 지난 20일 국내 3위 물류회사인 한진도 사과문과 함께 과로 방지책을 약속한 바 있다. 그렇다고 이미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들이 살아 돌아올 리는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주문이 폭증하면서 최근 노동자의 죽음이 줄을 잇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대책을 발표한 이 날도 이 회사의 택배 기사가 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들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는 13명이고, 이중 CJ대한통운에 소속된 노동자만 6명이다. 물론 '뒷북 대책'이지만 이제라도 시스템을 구축해 사고를 막겠다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스스로 한 약속인 만큼 철저히 실천해주길 바란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근무 강도가 살인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10여명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 물류 회사들은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 것은 직무유기이다. 전날 사망한 CJ대한통운 운송노동자의 경우 지난 19일 정오까지 무려 22시간 동안 근무하고도 다시 5시간 만에 출근했다가 다음 날 새벽 회사 휴게실에서 쓰러졌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도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다른 많은 택배 노동자가 이와 비슷한 상황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택배 노동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ㆍ국회, 관련 물류 회사, 그리고 소비자 등 '이인삼각'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특수형태 고용직(특고) 노동자의 적정 노동시간 기준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실이 나오길 기대한다. CJ대한통운은 분류지원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하되 택배기사가 받게 되는 배송 건당 수수료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회사의 이익이 줄거나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택배비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소비자도 연대의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다.

차제에 택배 기사, 골프장 캐디 등 14개 직종 특고 노동자의 산재 보험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특고 노동자의 산재율은 1.95%로 5년 전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높다. 이렇게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10명 중 8명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했다. 특고 노동자는 개인 사업자와 일반 노동자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 보니 산재 적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데 일부 기업은 보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특고 노동자 대다수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산재 보험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믿기 어렵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택배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제외 신청 자체를 원칙적으로 없애고 아주 특별한 경우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생기면 대책을 쏟아내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다. 택배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는 이어지지 않도록 이번 만큼은 대책과 약속들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절대로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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