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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정쟁 국감'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송고시간2020-10-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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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26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시작된 국감은 이날 법제사법위와 교육위, 국방위 등 10개 상임위가 종합감사를 벌인 것을 끝으로 20일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번 국감에 임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의 중점을 코로나 국난 극복과 민생, 미래전략, 평화에 두겠다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국정 난맥상과 정권의 실정을 알리는 데 치중하겠다고 각각 다짐했으나, 정쟁만 되풀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법사위를 비롯한 쟁점 상임위 곳곳에서 호통과 막말, 욕설과 삿대질이 난무하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들이 재연됐다. 국회가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국감'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정쟁 국감'과 '속 빈 국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4·15 총선을 통해 초선의원 수가 과반을 점하면서 이번에는 조금은 다르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속 빈 국감' 우려는 시작 전부터 나왔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국감 규모가 작년보다 80여곳 줄어든 데다가,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사건과 서해 북한수역내 공무원 피살사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 등 핵심 쟁점을 다룰 법사위와 국방위를 비롯한 주요 상임위의 경우 야당이 신청한 일반 증인들이 여당의 거부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방역 조치로 지방현장 감사 일정도 대폭 축소되고, 복지위 등 일부 상임위의 경우 비대면 국감을 진행하면서 현장성이 떨어지거나 일부 혼선을 빚는 등 곳곳에서 맥빠진 장면을 연출했다. 국감을 통해 새로 떠오른 정책 이슈도 보이지 않고, 국감 때면 으레 서너명 등장하던 이른바 '국감 스타'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감은 1972년 유신쿠데타와 함께 폐기됐다가 대통령직선제 개헌 이후인 1988년 13대 국회에서 부활한 이후 올해까지 33회째다. 지난한 민주화 투쟁의 결실임을 안다면 이렇듯 통과의례에 그쳐선 안 된다. 정부 엄호를 최우선 하는 여당도 문제지만, 국감 무대를 활용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의 준비성 부족도 문제이다. 다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대 격전지는 법사위 국감이었다. 라임·옵티머스 사기 사건을 둘러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거의 모든 의제를 삼켜버렸다. 특히 국민의힘은 라임 사태의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법정 진술과 수사 과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일부 여당 정치인의 이름이 거명된 것을 기회로 라임 사태를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등 대여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 수사팀장을 포함한 검사 세 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 ▲강 수석 정도는 잡도록 도와달라 ▲야당 정치인에게 억대 금품을 제공했음을 알렸으나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다 ▲도주 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 등의 폭탄 발언이 나오면서 '검찰 게이트'로 비화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2018~19년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전파진흥원이 수사의뢰한 옵티머스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국을 뒤흔들만한 뇌관이 터진 셈이다.

여야 간 공방은 지난 19일 라임 사태와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계기로 한층 격화됐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배제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총장의 측근과 가족이 관련된 사건들이기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당시 윤 총장은 이를 수용했으나, 22일 대검 국감에서는 정면으로 치받았다. "위법 부당하다"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의 발언은 물론, `퇴임후 국민에 봉사'까지 거론하며 정치권행을 암시하는 등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국감 와중에 라임 사건 담당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사퇴하는 등 검찰 내 반발 움직임도 있었다. 서초동 대검청사 앞에 100여 개의 화환이 진열되는 진풍경마저 연출됐을 정도다. 여당의 융단 폭격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검찰중심주의자'인 윤 총장이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민주주의 기본원리에 도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추 장관도 오늘 국감을 통해 "선을 넘었다"면서 윤 총장의 발언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윤 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기 준수 메시지' 발설과 퇴임후 봉사 관련 발언에 대해선 "지휘·감독권자로서 민망하다"고 비난했다. 앞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 그리고 여야 간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마주 달리는 열차 같아서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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