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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많아 연쇄살인 힘들겠네…" 연속살해 꾀한 '살인마'

송고시간2020-11-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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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 '묻지마 살인' 20대 "나는 심판자…장대호가 표본"

뉘우침 없이 가정환경·부모 탓…최소한의 죄책감도 없어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난 인제 등산로 입구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난 인제 등산로 입구

[촬영 박영서]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인제에서 일면식도 없는 5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수십차례나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이모(23)씨는 '연쇄살인'과 '연속살인'을 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면에 온통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했던 이씨는 "한 번의 거만함이나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며 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불린 '장대호 사건'을 획기적인 표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기록하고, 살인 도구로 쓸 총기를 사고자 수렵면허 시험공부를 하고, 샌드백을 대상으로 공격 연습을 하는 등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행동을 보면 이씨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에 가까웠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이씨는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도 "형이 가볍다"고 항소하면서 양측은 양형을 둘러싼 법정 2라운드를 벌이게 됐다.

영상 기사 [영상] "반성·생명존중 없어"…'몸통시신 사건' 장대호,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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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교 시절 싹튼 살해 욕구…커가며 점점 구체화

14일 이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보면 이씨는 초교 시절 가정불화와 부모에 대한 적대심 등을 계기로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고교 3학년∼대학 1학년 무렵 대검을 사 살해 대상을 물색하는 등 살인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군 복무 시절과 제대 이후에는 스스로 고안한 살인 장치 등 살인계획과 방법 등을 일기장에 그림으로 상세히 기록하고, 살인 도구로 쓸 총기를 사고자 수렵면허 공부 시험을 하기도 했다.

이 무렵 이씨는 일기장에 '세상 모든 사람이 나에게 비아냥거리고 시비를 걸어 화나게 만드니 한 번의 거만함,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어 '장대호 사건이 위와 같은 현상을 잠재울 수 있는 획기적인 표본이다. 나는 깨끗한 백(白)이므로 사람들을 심판하고 죽여버릴 권리가 있다'며 살해 의지를 키웠다.

살인 실행을 위해 샌드백을 대상으로 공격 연습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제 살인사건 영상을 반복 시청하며 정보를 모음과 동시에 살인 욕구를 해소했다.

살인 도구로 총기를 선택한 그는 수렵면허 시험을 준비하다가 시험 일정이 연기돼 취득이 어렵게 되자 흉기를 이용해 연쇄살인을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영상 기사 인제 등산객 '묻지마 살인' 20대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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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끔찍한 범행 후에도 "다시 젊어지면 촉법소년 이용해야지"

이씨는 이때부터 흉기와 톱을 사고, 모자·마스크·장갑 착용 등을 통해 신원 추적 방지계획을 세웠다.

흉기로 찌를 급소의 위치까지 연구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그러나 곳곳에 설치된 다수의 폐쇄회로(CC)TV 등으로 인해 '연쇄살인'을 들키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연속살인'으로 선회했다.

빠르게 사람을 죽인 뒤 장소를 이동하여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사체를 처리해 발견 시간을 늦추는 방법으로 단기간에 여러 명을 살해하기로 계획한 것이다.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지난 7월 10일 손에 넣은 이씨는 이튿날을 연속살인의 시작일로 정하고, 강원 인제지역 지도까지 출력해 이동 동선을 짰다.

그리고 11일 살인 대상을 물색하던 중 등산로 입구에 세워진 차량 1대를 발견한 이씨는 그 안에서 쉬고 있던 한모(58)씨를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차량 정밀감식과 탐문 수사를 통해 사건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같은 날 오후 11시께 이씨의 자택에서 긴급체포해 연쇄살인 계획을 끝냈다.

조사 결과 이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라고 썼고, 문장완성검사에서는 '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촉법소년이라는 법의 구멍을 이용하겠다'라며 재범 의지를 내비쳤다.

춘천지방법원
춘천지방법원

[연합뉴스TV 제공]

◇ 반성문엔 '가정환경·부모 탓'…1심 무기징역 선고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재판부에 딱 한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반성문에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기는커녕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과 부모를 탓하는 내용을 썼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불특정 다수에 적개심과 극단적인 인명경시 태도, 확고하고 지속적인 살해 욕구를 보여왔다"며 "오로지 자신의 살해 욕구를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이씨의 일기장에 쓰인 '100명 내지 200명은 죽여야 한다'는 등 살해 의지와 계획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며 극단적인 인명 경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다소 불우했더라도 피고인의 일기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유족들의 엄벌 탄원 등을 종합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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