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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영화 '판도라' 관람전후 文대통령 원전 입장 어땠나

송고시간2020-11-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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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文, 영화 보고 탈원전 결심"…'탈원전 졸속 추진' 주장

관람 이듬해인 2017년 대선서 탈원전 공약…취임후 고리·월성1호기 폐쇄 수순

2012년 대선때도 '단계적으로 탈원전 전환' 공약…낙선뒤에도 탈원전 행보

2016년 12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무대인사 하는 문재인 전 대표
2016년 12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무대인사 하는 문재인 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재난을 다룬 영화 한 편을 보고 탈(脫)원전 정책을 결심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영화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대통령 발언부터가 코미디"라며 "낭만적 감상주의에서 시작된 탈원전이 결국 국정운영 시스템과 공직기강의 파괴, 법치의 유린으로까지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언급한 영화는 2016년 개봉한 '판도라'(감독 박정우)다. 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정부가 제때 사태수습을 하지 못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안 대표의 말은 문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탈원전 입장을 정했고, 그것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평가조작 등 위법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靑, 탈원전 기조 유지…"친환경 에너지로 연착륙" (CG)
靑, 탈원전 기조 유지…"친환경 에너지로 연착륙" (CG)

[연합뉴스TV 제공]

◇시기상 '판도라' 관람 뒤 2017년 대선 탈원전 공약…탈원전 행보 강화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한창 추진되던 2016년 12월 18일 판도라를 관람한 뒤 감독·배우들과 함께 무대인사에 올라 탈원전 정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차기 대선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원전이 밀집된 고리 지역 반경 30㎞ 이내에는 340만명이 살고 있어, 만에 하나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다. 원전 추가건설을 막고 앞으로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며 탈원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이후 2017년 대선에 출마한 문 대통령은 '원전 제로시대'로 향하는 탈원전 공약을 발표했다.

2017년 4월 발간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은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며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를 담았다.

또 "단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감축해서 원전 제로시대로 이행"하겠다며 ▲국내 원자력 발전 진흥정책 폐지 ▲탈 핵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도 포함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한 달 뒤인 2017년 6월 19일에는 고리 1호기 가동 영구정지를 선포해 본격적인 탈원전 공약 이행에 나섰고, 같은 해 10월에는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즉, 판도라 관람 뒤 곧바로 이어진 대선 국면에서 탈원전 정책을 공약했고, 당선된 직후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폐쇄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2013년 11월 국회 '탈원전' 세미나에서 인사말 하는 문재인 의원
2013년 11월 국회 '탈원전' 세미나에서 인사말 하는 문재인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12년 대선 공약서도 '탈원전' 거론

이런 흐름상 영화 판도라 관람이 문 대통령이 탈원전 입장을 굳히거나 강화한 계기가 됐을 수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 관람 전인 2012년 대선때도 문 대통령은 '탈원전 구상'을 공약에 담았다.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11일)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이듬해인 2012년 6월 일본을 방문한 문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난 뒤
주일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손 회장과 만나 원전이 안전하지 않고, 폐기 비용을 고려하면 저렴하지도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2012년 대선에 출마한 문 대통령은 '탈원전으로의 전환' 구상을 담은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2012년 11월11일 발간한 공약집을 통해 "더이상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은 원전에만 우리 에너지를 의존할 수 없다"며 "단계적으로 탈 원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약집은 "신규원전 건설 금지, 설계수명 종료한 노후원전 가동 중단 및 폐로,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는 원전 조기폐로 검토"를 담았다.

2017년 공약이 기존의 원전건설 계획까지 백지화하고, 수명 종료 원전을 즉각 폐쇄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2012년 공약에 비해 탈원전 이행 시간표를 앞당기고, 공약의 선명성과 구체성도 강화했지만 '탈 원전'이라는 키워드는 2012년부터 제시했던 것이다.

◇대선 패배 후 탈원전 포기?…낙선 뒤에도 행보 이어가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탈원전 행보를 포기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지금부터라도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가동되거나 건설 중인 원전 수명이 다 하는대로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종례에는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회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탈원전, 불가능한 얘기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작년 대선 성패를 떠나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탈원전을 공약하고서도 제대로 이슈화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대선 패배와 상관없이 탈원전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2014년 7월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원전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았고, 당 대표였던 2015년 3월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 전 총리를 만나 탈원전 정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2016년 6월에는 '경주 지진'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취소 등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판도라 관람, '분수령' 일 수 있어도 '전환점' 내지 '출발점'으로 보긴 어려워

결론적으로 판도라 관람이 문 대통령 탈원전 정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거나 확신을 부여했을 수는 있어 보이나 관람 한참 전부터 탈원전 정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혀왔다는 점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고 하기에는 근거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

바꿔 말하면 판도라 관람이 원전에 대한 문 대통령 입장에 있어 '분수령'이 됐을 수는 있지만 '전환점' 또는 (탈원전 정책의) '출발점'으로 간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영화 '판도라' 포스터
영화 '판도라' 포스터

[NEW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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