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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에 인기 끈 '가파도 새싹보리' 분말, 가파도 산 아니었다

송고시간2020-11-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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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 원산지 속여…특산품 만들겠다며 정부 보조금도 타내

1만5천900원짜리 동일 회사 제품을 포장 바꿔 3만2천원에 팔아

(가파도=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하 가파도조합)이 가파도 산이 아닌 새싹보리 분말을 가파도 산으로 속여 팔아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 판매 중인 '가파도 새싹보리' 분말 제품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 판매 중인 '가파도 새싹보리' 분말 제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가파도조합은 '바다와 바람이 키운 자연 그대로 가파도 새싹보리'라는 이름의 고형차 제품을 300g에 3만2천원, 150g에 1만7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파도의 한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0월 27일까지도 새싹보리 제품의 제조원과 판매원을 '가파도마을협동조합'으로, 원재료 및 함량을 '제주 가파도 새싹보리 100%'로 표기해 가파도여객터미널 내 카페 등지에서 판매해왔다.

'가파도 새싹보리' 10월 27일자 식품표시
'가파도 새싹보리' 10월 27일자 식품표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파도조합은 돌연 최근 제품의 포장에 붙는 식품 관련 표시를 바꿨다. 제조원을 '제주*****영농조합'으로 바꾸고 원재료도 '제주새싹보리 100%'로 바꾼 것. 조합은 공식 제품명 또한 '제주새싹보리분말'로 바꿨지만, 제품 포장의 전면엔 '바다와 바람이 키운 자연 그대로 가파도 새싹보리' 표기가 그대로다.

여전히 뒷면의 식품표시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누구나 가파도 산 새싹보리 분말로 오인할 수 있는 것.

제주*****영농조합의 300g 용량 동일 제품은 현재 쿠팡 등 소셜커머스에서 1만5천900원에 팔리고 있어 가파도조합 측의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영농조합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영농조합에선 가파도마을협동조합 측에 새싹보리 분말을 직접 납품한 적이 없다"면서 "유통을 대행하는 법인 등을 통해 제품을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 납품받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도 새싹보리' 11월 14일자 식품표시
'가파도 새싹보리' 11월 14일자 식품표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복수의 가파도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조합 측은 지금까지 한 번도 새싹보리 분말을 상품화시킬 만큼 새싹보리를 재배한 적이 없다.

가파도조합은 새싹보리 가공공장 등을 신설해 보리 관련 상품을 강화하겠다며 2020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신규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았고, 보조금 5천만원을 지원받았다.

가파도조합은 이와 함께 지난해 가파도 프로젝트의 애초 계획상 예술창작을 위해 건축된 스튜디오를 새싹보리 분말 생산시설로 전용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새싹보리 생산설비는 스튜디오에 들어와 있지만, 아직 가동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가파도 주민들은 스튜디오가 어떻게 조합의 새싹보리 제품 생산시설로 변경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파도 새싹보리'를 판매 중인 가파도 터미널 카페
'가파도 새싹보리'를 판매 중인 가파도 터미널 카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도는 사업비 148억원을 투입해 가파도 프로젝트를 최근 8년간 추진해왔고, 그 과정에서 가파도조합이 구성됐다. 도가 규정상 수익사업을 마을회에 맡길 수 없어서 협동조합의 신설을 유도한 것.

가파도조합은 현재 게스트하우스, 터미널 카페, 스낵바 등의 운영을 조합이 맡고 있다. 그러나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커지는 과정에서 숙박시설 허가와 카페 영업 신고 과정의 불법이 드러났다. 영업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가파도조합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운영방식과 이익 독과점 행태가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와중에 새싹보리 상품마저 사기극으로 드러나 조합은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제주도 자치행정과는 올해 8월 19일과 9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공유재산 위탁 운영 개선 관련 검토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조합 측에 보냈다.

공문엔 조합원 가입 희망 주민들이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것, 수익금 일부를 마을회에 배분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 회계 관리 및 집행상황 등을 공개할 것 등이 조합 검토 요청사항으로 명시됐다.

가파도조합 측은 도가 지정한 회신 기한인 지난달 23일 이후에도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가파도조합 측은 최근 조합원 회의를 소집해 백지 서류에 참석 조합원들의 서명을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져 마을 주민들 사이에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진명환 가파도 마을협동조합 이사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가파도에서 새싹보리를 생산한 적은 한 차례도 없으며 제주*****영농조합으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식품 원산지와 제조원 표기 스티커가 잘못돼 스티커를 즉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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