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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700번째 헌혈 눈앞…'공무원 헌혈왕' 최문희씨

송고시간2020-11-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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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간 350ℓ 헌혈…2천700시간 봉사, 골수·사후 장기도 기증

"퇴임 후에도 헌혈하고, 매년 100시간 이상 봉사하며 살 것"

헌혈하는 최문희 씨
헌혈하는 최문희 씨

[최문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불의의 사고나 불치병을 앓는 사람들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게 바로 헌혈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법적 허용 나이인 69세까지 헌혈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공직에 몸담아오면서 수십 년간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 '공무원 헌혈왕'으로 불리는 최문희(59) 씨는 21일 헌혈을 하는 이유에 대해 "건강한 몸을 가진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저에게 헌혈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책임과 의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균형발전담당관(4급)으로 일하는 최씨는 42년째 2주에 한 번씩은 헌혈의집 공주대센터나 헌혈의집 아산센터를 찾아 헌혈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요일이 바뀐 적은 있지만, '2주에 한 차례 헌혈' 원칙을 어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가 지금까지 한 헌혈 횟수는 680회에 이른다.

이때 받은 헌혈증서 중 92%인 628장을 대한적십자사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등 11개 기관·단체에 12회에 걸쳐 기증했다.

헌혈 1회당 400∼550㎖의 혈액을 뽑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이웃을 위해 내놓은 피는 350ℓ에 이른다.

그의 헌혈 기록은 충청권 최다이며, 전국에서는 세 번째 기록이다.

최문희 씨가 받은 헌혈증서
최문희 씨가 받은 헌혈증서

[최문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씨의 헌혈 행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79년 9월 학교를 찾은 헌혈차에서 시작됐다.

그는 "제가 다니는 학교는 남녀공학이었는데, 여학생들로부터 '용감하다'는 소릴 들으려고 우쭐해 맨 먼저 한 이후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그때 헌혈을 하면 주는 빵과 우유를 받고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최씨는 헌혈하면 긍정적인 면이 한둘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혈액이 필요한 환자에게 혈액으로, 수혈이 필요한데 병원비가 부족한 환자에게는 헌혈증서로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개인의 이미지 관리에도 최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헌혈하면서 뜻하지 않은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그는 "얼마 전 지역 한 헌혈 기관에서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을 우연히 만나 함께 헌혈한 적이 있다"며 "약속하지 않았는데 한곳에서 같은 시간대에 먼 곳에 사는 아들을 만나 옷소매를 걷고 피를 뽑았다는 게 너무도 신기했다"고 소개했다.

최씨의 사랑 실천은 헌혈에 그치지 않는다.

1994년에 골수 기증 등록을, 1998년에는 사후 장기기증을 각 마쳤다.

매월 정기적으로 5개 기관에 일정액을 기부할 뿐 아니라 각종 상금과 외부 강의료, 방송 출연 수당 등도 전액 기부한다.

어린이 복지시설을 방문해 상담 활동을 하고 농촌 하천과 저수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등 매년 100시간 이상 자원봉사 활동도 한다. 지금까지 한 자원봉사 시간은 2천700시간에 이른다.

이런 선행 덕분에 2009년 행정자치부의 대한민국 최고 기록 공무원 선발에서 '공무원 헌혈왕'에 뽑히는가 하면, 2014년에는 공무원 최고 영예의 상인 '청백봉사상'을 수상했다.

참된 공무원상과 올해의 으뜸 공무원상, 초아의 봉사상 등도 받았다.

700번째 헌혈 눈앞에 둔 최문희 씨
700번째 헌혈 눈앞에 둔 최문희 씨

[이은파 기자 촬영]

그는 내년 6월 말 37년간 몸담았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다음 달 말에는 공무원 인사 원칙에 따라 보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최씨는 '피를 나누는 이웃사랑 실천'이란 헌혈의 아름다운 기억을 간직하며 퇴임 후 삶의 방향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일단 헌혈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법적 허용 나이인 69세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최씨는 "공직생활 마감 시점까지 헌혈 700회를 채우고 싶었는데, '2주에 한 차례 헌혈' 원칙을 지킬 경우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헌혈은 미래의 나를 위한 보험이란 생각으로 의사가 '더는 안 된다'는 말을 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해왔듯이 매년 10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며 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요즘 농촌의 노인회관 등을 찾아 청소하고 말동무를 하며 즐거운 기간을 보내는 상상을 한다.

스스로는 '얄팍하다'고 생각하지만,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누비며 사라지는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떠올린다.

퇴임 후 펼칠 일을 그리면서 헌혈 등 각종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씨는 "봉사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쪼개 하는 것으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내 건강도 챙기고 남도 돕는 가장 숭고한 봉사인 헌혈에 더 많은 사람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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