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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모독죄 조사하겠다' 태국 시위 지도부에 소환장…갈등 예고

송고시간2020-11-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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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만에 첫 적용?…국왕 소유 은행서 "국민 재산 되찾자" 시위 예정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태국 왕실자산국 건물 벽에 철조망이 설치돼있다. 2020.11.24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태국 왕실자산국 건물 벽에 철조망이 설치돼있다. 2020.11.24

[로이터=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당국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왕실모독죄 적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아논 남파를 비롯해 반정부 시위 지도부 인사 7명에 대해 왕실모독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라면서 소환장을 발부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 왕실모독죄가 적용될 경우 2년여 만에 처음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19일 언론과 만나 "법을 위반하는 시위대에 대해 모든 법률과 조항이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다음날 왕실모독죄도 '모든 법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에게 소환장이 전달됐다고 밝힌 반정부 인사 빠릿 치와락은 "이런 조치는 태국 봉건제의 야만성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논은 반정부 시위 정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고, 탐마삿대 학생인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10개항'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다.

태국 경찰의 왕실모독죄 관련 소환장 발부는 반정부 시위대의 왕실자산국 시위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왕실자산국은 약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태국 국왕의 재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곳에서 열리는 시위는 군주제 개혁 요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하는 자유청년(Free Youth)과 탐마삿과시위연합전선(UFTD)은 전날 밤 늦게 SNS를 통해 시위 장소를 방콕 시내 시암상업은행(SCB) 본사 앞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시위 예정 장소에 왕실 지지자들이 모이겠다고 한 만큼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왕실모독죄 적용 방침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청년측은 "SCB 본사 앞 시위에서 국민의 것이어야 할 재산을 되찾자"고 강조했다.

SCB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23%가 넘는 지분을 가진 대형 은행으로, 약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국왕 재산의 일부라고 통신은 전했다.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포함된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자료사진)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포함된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자료사진)

[EPA=연합뉴스]

한편 국민운동의 공동 대표인 파누사야는 전날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포함됐다.

그는 8월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10개항'을 공개 낭독해 태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국왕이 신성시되는 데다 왕실모독죄까지 존재하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은 금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파누사야는 최근 한 시민에 의해 왕실모독죄로 경찰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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