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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26) 정밀기계 연마 35년 외길 인생 최준학 품질명장

송고시간2021-01-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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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술자 꿈꾸며 공고 졸업 후 S&T중공업 취업…뼛속까지 기술인

투철한 장인정신·지도력…부적합 공정 개선 분임조 대통령상

경험·기술·지식 전수…"생산 목표보다 품질 관리 우선"

최준학 파트장
최준학 파트장

[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가공 중인 제품을 볼 때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아니한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유혹을 이겨내야만 품질은 유지될 수 있고 개선이 가능하다고 스스로 되새겼습니다."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S&T중공업 특수사업본부 생산3팀 최준학 파트장은 정밀기계 연마작업 분야에 35년 동안 몸담은 숙련 기술인이다.

일반적으로 연마는 표면을 반들반들하게 다듬질하는 작업을 말한다. 축적된 기술이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한 매우 섬세한 공정에 속한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연마작업에서 최고 기술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S&T중공업은 방위산업제품과 자동차부품, 초정밀 공작기계, 중대형 주물 제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최씨는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품질분임조 활동을 주도하고 숙련 기술인으로 인정받아 2018년 국가품질명장으로 선정됐다.

최준학 파트장
최준학 파트장

[본인 제공]

그는 매일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기 전 1시간가량 작업 현장에서 장비 기름양, 공구 마모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도면을 검토하고 작업자들과 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상용차와 특수차량 구동장치에 들어가는 제품 연마는 마지막 공정으로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그는 작업을 할 때 분임 조원들과 완벽한 팀워크를 강조한다.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불량으로 직결돼 제품을 사용하지 못해 폐기 처분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공정입니다."

분임 조원들 대부분 20년 이상 한솥밥을 먹은 숙련 기술인이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이다.

최 명장은 딱딱한 현장 분위기를 웃으며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가공 완성품에 대한 검사 결과를 분석해 작업자들과 토론을 거쳐 개선 방향을 검토한다.

매주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전 팀원들과 일주일 동안 생산 제품 중 부적합 사항을 논의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파악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2016년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최 명장이 이끄는 유니온분임조가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S&T중공업 유니온부임조
S&T중공업 유니온부임조

[최준학 파트장 제공]

유니온분임조는 당시 중견기업 현장 개선 부문에서 부적합품 비율 감소를 주제로 '엔진과 변속기 연결축 가공 공정개선' 사례를 발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30년 넘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간 분임조의 완벽한 협력이 빚어낸 결실이었다.

1967년 창원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최 명장은 어릴 때 농사일을 도우면서도 기술인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나갔다.

1982년 창원기계공고에 진학해 기계가공과 인연을 맺었다.

표면을 깨끗하게 연마하는 작업에 매료돼 연삭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졸업과 동시에 S&T중공업 전신인 '통일'에 입사했다.

그는 최고 연마기술자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작업 현장을 지키며 열정을 불태웠다.

변속기와 차축, 공작기계, 각종 유압장비 가공 분야에서 연마는 핵심 기술로 분류되기 때문에 품질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재 선정, 제품 가공 방법, 열처리, 변형 등 선행 공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미세가공(연마) 공정 표준을 완성해 나갔다.

2014년에는 가공기술 분야 실기와 이론적 지식을 겸비하고자 창원 폴리텍7대학에 진학해 기계가공 기능장을 취득했다.

최준학 파트장
최준학 파트장

[본인 제공]

그는 30년 넘은 경험과 기술, 지식을 후배 동료들에게 전수하고자 파트장이 됐다.

오직 기술가공 분야에만 한 우물을 팔 정도로 뼛속까지 기술인의 삶이 녹아 있는 최 명장은 매주 1∼2차례 협력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익힌 기술을 협력업체에 전수하면서 품질관리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협력업체 기술지도와 중소기업 컨설팅 활동을 할 때 품질향상이 곧 업체의 실력이자 실적과 연동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생산목표 달성을 우선시하는 현실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숙련 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연마 분야 기술을 표준화하고 전수하는 것이 그의 마지막 목표다.

최 명장은 산업현장 교수로서 특성화고와 전문대학, 중소기업 등을 찾아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그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자기만족에 빠질 때 정체기와 후퇴기가 찾아온다"며 "스스로 힘들다고 여길 때 한 걸음 나아가려고 노력할 때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후배 기술인에게 조언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인에 대한 관심과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며 "기술전수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숙련 기술인으로서 당부도 덧붙였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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