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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가족 몰래 시작한 어려운 이웃돕기 25년째…대전 박연신씨

송고시간2021-01-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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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지 않지만 1995년부터 봉사…"남을 위한 일 칭찬은 내게 돌아옵니다"

매년 48차례 무료 배식…명절 송편·연말 김장나눔, 연탄 배달은 연례행사

박연신(63) 대전 서구 만년동자원봉사회 회장
박연신(63) 대전 서구 만년동자원봉사회 회장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20여 년 전 사업하던 남편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제가 식당 일을 다녔는데, 병간호에 두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어느 날 막내아들하고 달리는 차에 뛰어들려는데 아들이 제 손을 강하게 잡아당겨 그때 마음을 고쳐먹었죠. 그 이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한 끝에 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박연신(63) 대전 서구 만년동자원봉사회 회장은 3일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5년부터 만년동 부녀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박씨는 2016년 10월부터는 직접 자원봉사회 회장을 맡아 각종 봉사에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이주민과 복구 작업 참여자에게 '사랑의 밥차'를 지원했고, 2019년 6월에는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지역까지 찾아가 3일 동안 피해민을 상대로 급식 봉사를 펼쳤다.

박연신(63) 대전 서구 만년동자원봉사회 회장
박연신(63) 대전 서구 만년동자원봉사회 회장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씨가 경제적으로 부유하거나 시간이 남아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아니다.

현재 유통 관련 사회적기업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는 그는 다세대 주택에서 전세를 살며 휴일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봉사하고 있다.

박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남편 사업도 어렵고, 저도 회사 급여가 30% 정도 감액됐다"며 "아들 2명이 모두 출가해 현재 남편과 둘이 살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매년 48차례 저소득층에게 '사랑의 밥차' 무료 배식을 해왔고, 생필품도 지원하고 있다.

연말 김장 나눔과 명절 송편·떡국 나눔, 연탄 배달 봉사는 연례행사다.

2019년 6월부터는 텃밭을 가꾸면서 지역 어린이집 어린이 200여 명에게 자연 친화적 생태교육을 하고, 수확물은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사랑의 세대공감 나눔 텃밭 가꾸기' 사업도 하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봉사에 집중했다.

지역 내에서 마스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자원봉사회원들과 함께 20여 차례 마스크 만들기 행사에 동참한 뒤 5천 장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생활 방역단으로 활동하고, 청각 장애인용 투명 마스크도 만들었다.

봉사하며 느끼는 애환도 많을 수밖에 없다.

박씨는 "단칸방에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에게 김치와 물품을 나눠 드리는데 '자식도 찾아와주지 않는데 이렇게 와 줘 정말 고맙다'고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신 분이 기억난다"며 "그때 인천에 홀로 계신 친정어머니 생각에 저도 어르신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전했다.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처음에는 가족들 몰래 봉사를 시작했으나 오랜 기간 하다 보니 남편이나 아들들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며 "손가락 관절이나 허리 등이 안 좋아지니 '더는 봉사활동 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밝게 웃었다.

박씨는 "칭찬을 받으려 하지 말고, 남을 위해 칭찬하고 좋은 일을 하면 그 칭찬이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는 좌우명을 아들들에게 늘 강조한다"며 "코로나19가 사라져야 맘 놓고 봉사할 수 있을 텐데 어서 빨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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