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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학대 사망' 살인죄 적용될까…관건은 '의도' 입증

송고시간2021-01-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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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인 재감정 의뢰…법조계 "미필적 고의 인정 가능"

'16개월 영아 사망' 살인죄 기소 촉구 근조화환 행렬
'16개월 영아 사망' 살인죄 기소 촉구 근조화환 행렬

서울남부지검 앞에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가해자인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검찰은 법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살인 혐의를 적용할만한 정황이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달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숨진 정인 양의 사망 원인 재감정을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양모인 장모씨를 기소하면서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를 적용했지만, 살인죄는 공소장에 적지 않았다.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범인이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사망에 이를만한 위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인 양은 등 쪽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인한 복부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확히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충격이 가해졌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양모 장씨는 정인 양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려 사망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지만, 검찰은 이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불상의 방법'으로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공소장에 적었다.

재감정의 주목적 역시 당시 사망에 이르게 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인인 '등 쪽 충격'의 진상을 규명해내기는 어렵더라도, 가해진 충격의 정도가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재감정 결과에 따라 검찰이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해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혐의' 모친 영장심사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혐의' 모친 영장심사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모친 A씨가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민들은 재판부에 수백여 건의 진정서를 제출하고, 검찰청사 앞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엄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동 단체들 역시 "입양 이후 몇 달씩 지속해서 학대했고,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심각한 충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법조계에서도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수연 공보이사는 "사망한 아동의 피해 정도를 봤을 때 '이 정도 상황이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객관적 예상이 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가해자가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인 혐의가 적용되면 장씨의 형량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이 10∼16년이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 이상의 중형도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기본 4∼7년, 가중 6∼10년으로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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