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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n] 분양 후 수억원 뛰었는데 이제 와서 나가라고?

송고시간2021-01-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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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분양 해운대 마린시티 자이 부정 청약 사건 후폭풍

위장결혼 등으로 분양권 받은 원당첨자들 이미 먹튀

시행사 문제의 41가구 공급 취소 절차 진행

분양권 매입 입주한 현 주민 거리에 나 앉을 판

피켓 시위하는 마린시티 자이 아파트 입주민들
피켓 시위하는 마린시티 자이 아파트 입주민들

(부산=연합뉴스) 부정 청약 사태 여파로 시행사가 공급계약 취소 위기에 몰린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아파트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피해 입주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016년 4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한 아파트가 요즘 시끄럽다.

갈등은 2016년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원당첨자들이 부당한 방법(위장결혼 등)으로 가점을 올린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어처구니없게도 원당첨자 상당수는 이미 먹튀 했고, 분양권을 매입해 입주한 현 주민들만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문제가 된 가구 수는 41가구.

현행 주택법상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아 질서를 교란한 자에 대해서는 시행사가 공급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41가구 중 대부분은 부정 청약한 사실을 모르고 분양권을 매수한 사람이다.

정작 부정 청약을 받은 원분양자는 아파트를 팔고 떠났는데 사는 집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입주민들은 한순간에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행사는 분양 4년 6개월 만에 분양 취소 절차를 진행에 들어갔다.

◇ 시행사 "불법 청약 근절 위한 선택" vs 피해자 "시행사 부당 이익 챙기려는 속셈"

시행사가 현 입주자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급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논리는 크게 2가지다.

불법 청약 근절을 위해서라도 법대로 공급계약 취소를 해야 하며, 중간 매수인들과 최초 청약인 사이 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원분양자는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데 이러한 취소 절차가 없으면 불법 청약이 근절되지 못한다"며 "공급계약 취소를 해 피해를 본 현 입주자가 원 분양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원 분양자에게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부정 청약 후 뒤늦게 발각된 원분양자들은 벌금 300만원 정도 처벌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주장하는 입주민들은 시행사 논리는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맞선다.

한 입주민은 "선의의 피해자가 있는데 시행사가 공익을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시행사는 그저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리는 목적이다. 36가구가 선의의 피해자라는 것은 해운대구에서 이미 다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6억원 가량이었던 마린시티 자이는 현재 실거래가가 11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시행사가 재분양을 하게 되면 2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앉아서 얻게 된다.

관할 지자체인 해운대구, 시민단체,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선의의 피해자는 보호돼야 한다'며 입주민 편에 서 있다.

해운대구는 시행사가 공급계약 취소를 한 뒤 재분양 신청을 하더라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행사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향후 해운대구가 재분양 신청을 계속 불허할 경우 시행사는 행정소송 등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마린시티 자이
마린시티 자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역정치권·시민단체 "선의 피해자 보호, 부정 청약 처벌 강화"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번 마린시티 자이 부정 청약 사태와 관련해 "아파트를 취득한 선의의 피해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청약 취소에 따른 사업 주체의 부당이득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 청약은 원칙적으로 취소돼야 하지만 거래 신뢰성을 믿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부정 청약, 분양권 불법 전매자에 대한 징벌적 규제를 도입해 처벌을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경우 시행사가 부정 청약 근절을 핑계로 선의의 피해자를 내쫓겠다는 논리의 근거는 약해진다.

현행법상 부정 청약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부정 청약으로 얻은 이익이 1천만원을 넘게 되면 최대 그 이익의 3배까지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2018년 9월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방안' 이후 개정된 내용이라 2016년 분양이 진행됐던 마린시티 자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2018년 한차례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부정 청약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국토부가 전국 21개 단지(서울 3개, 인천 4개, 경기 7개, 지방 7개)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부정 청약이 197건이나 적발됐다.

또 현행법상 시행사가 선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공급계약 취소 강행하면 이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해운대 갑)은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개정안은 '주택 매수인이 공급 질서 교란 행위와 관련이 없음을 소명하면 주택 공급계약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또 현행 주택법에서 '국토교통부와 사업 주체가 부정 청약 등이 있을 때 주택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한 사항을 '취소해야 한다'고 변경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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