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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유입 20년] ① 국내 1호 에티오피아인 "한국서 받은 사랑 못잊어요"

송고시간2021-01-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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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난민 인정 이후 20년…국내 정식 체류 난민 3천400명 돌파

[※ 편집자 주 = 20년 전인 2001년, 대한민국 최초의 난민 인정자가 탄생했습니다. 국내 난민법의 근거가 된 유엔 '난민 협약'이 체결된 지 50년 만의 일입니다. 연합뉴스는 정식 난민 유입 20주년을 맞아 실태를 짚어보고, 해당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2018년 제주 예민 난민 사태를 분석하며,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보는 기획기사 세 꼭지를 송고합니다.]

식량 배급 기다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체류 난민
식량 배급 기다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체류 난민

(비하치 로이터=연합뉴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서부 비하치의 난민 센터 '리파'에 체류하는 이주자ㆍ난민들이 지난해 12월 눈 오는 날씨에 식량 배급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다. 이 난민 센터는 앞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돼 체류자들은 임시 수용소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너무나 행복합니다."

2001년 2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에티오피아인 타다세 데레세 데구(46) 씨의 말이다.

모국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하다 박해를 받은 데구 씨는 1997년 9월 고국을 탈출해 우리나라에 왔다. 2000년 난민 신청을 한 후 반년 만에 정식으로 체류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는 국제사면위원회 연례보고서에서 그가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귀국 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우리나라가 1992년 유엔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출입국관리법에 관련 규정을 신설한 후 난민을 인정한 것은 데구 씨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100여 명이 난민 지위를 신청했으나 절차상 결함이나 근거 부족을 이유로 모두 기각됐거나 나 자진 철회했다.

데구 씨에게 머물 장소를 제공하고 난민 신청을 도운 경기도 포천 무봉교회 최종성 목사는 20년 전 일을 정확히 기억했다.

최 목사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만 해도 난민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해서 인정이 어렵다는 분위기였고, 정부도 심사숙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같은 교인이자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정받지 못했다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강제 출국당했을 것"이라며 "이후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으나 생계유지가 힘들어서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문 끝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연락이 닿은 데구 씨는 "정확한 근황을 밝힐 수 없지만 현재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면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1호 난민이라는 영예와 교회에서 받은 사랑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으로 한국을 찾기는 힘들다"며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다시 입국해 도움을 줬던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2001년 2월 13일 열린 난민인정실무협의회에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난민으로 인정받은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인 타다세 데레세 데구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1년 2월 13일 열린 난민인정실무협의회에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난민으로 인정받은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인 타다세 데레세 데구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를 기점으로 난민 신청자는 물론, 정식 체류 인정을 받은 이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난민 집계를 한 199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난민 신청 건수는 모두 7만64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매월 수백 명씩 쌓인 결과다.

1994∼2012년 총 5천69명에 그쳤던 난민 신청자는 2013년 난민법 시행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 1천574명을 시작으로 2017년 9천942명, 2018년 1만6천173명 등 6년째 증가하다 2019년(1만5천452명)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2년 연속 1만 명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1∼10월 국내에서 난민 인정을 받길 원하는 이는 6천288명으로 코로나19 탓에 전년 동기(1만2천503명)보다 49.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자가 252만6천167명으로 1년 전(1천490만8천440명)과 비교해 무려 83.1%나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난민 신청자는 비교적 꾸준히 유입된 셈이다.

난민 인정자와 인도적 체류 허가자를 더한 합법적인 체류 난민도 관련법 시행 이듬해인 2014년부터 매년 최소 300명씩 쌓이고 있다.

2015년 303명을 시작으로 2016년 350명, 2017년 437명, 2018년 652명 등 4년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제주에 예멘 출신 난민이 대거 입국했던 2018년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0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4% 수준인 184명이 인정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에 정식으로 체류할 수 있게 된 난민은 총 3천421명을 나타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난민 관련 통계가 늘 거라고 본다.

난민인권단체 관계자는 "예멘이나 시리아, 로힝야 등 난민 발생국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국내 난민 신청자들이 몰려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19년 말 지구촌 난민은 1년 전보다 870만 명 증가한 7천95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임시 피난처 난로 곁에서 몸 녹이는 아프간 어린이들
임시 피난처 난로 곁에서 몸 녹이는 아프간 어린이들

(카불 AP=연합뉴스) 2020년 12월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임시 피난처에서 난민 어린이들이 난로 곁에 모여 앉아 불을 쬐고 있다.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30만여 명의 아프간 어린이들이 현재 옷과 난방시설이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들이 병에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엔 사망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knhknh@yna.co.kr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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