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송고시간2021-01-20 08:03

댓글

로런스 앨리슨·에밀리 앨리슨의 공저 '타인을 읽는 말'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2004년 미군이 이라크 전쟁포로를 학대하는 영상이 대중에게 공개되며 큰 파장이 일었다.

특히 연인 관계였던 찰스 그레이너 상병과 린디 잉글랜드 일병이 벌거벗은 포로들을 상대로 아랫도리에 총을 쏘는 시늉을 하거나 목에 줄을 매고 끌고 다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은 대테러 작전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격파를 키웠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3년형을 선고받은 린디 잉글랜드는 포로들에게 가한 학대를 테러리스트 관리를 위한 행동으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이는 미군을 비롯해 여러 정보기관에서 고강도 심리기법(정신적·신체적 압박과 고문)이 얼마나 용인돼왔는지 신랄하게 보여줬다.

이런 문제를 해결키 위해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요억류자신문그룹(HIG)을 발족한다. 그리고 HIG는 2012년 영국 리버풀대학교 심리학과의 로런스 앨리슨 교수와 애밀리 앨리슨 연구원에게 HIG의 일원으로서 테러 용의자에게 증언, 정보, 증거를 얻어내는 효과적 전략을 연구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부부인 이들 학자는 유럽 역사상 최대의 화재 사건으로 기록된 번스필드 화재를 비롯해 런던 폭탄 테러, 쓰나미 재해 피해자의 정신분석과 치료를 담당했다. 특히 살인, 강간, 아동 성착취, 테러리즘 등 수백 건의 심각한 사례와 관련해 조언을 제공했는데, 이들의 방법은 기존의 '분리 및 격리'가 아닌 '라포르 전략(관계 맺기)'이어서 주목받았다.

[흐름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흐름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저 '타인을 읽는 말'은 자신의 이론을 친구, 연인, 가정,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손쉽게 적용할 수 있게 정리한 대중 심리서로, 이들 부부는 "성공적 대인관계는 라포르를 어떻게 맺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라포르(rapport)'의 정체는 뭘까?

이 말은 '~을 다시 가져오다', '알리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rapporter'에서 유래했다. 사전에서는 동의, 상호이해, 공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조화로운 관계라고 정의한다. 즉, 두 사람이 서로 '통했을 때' 형성되는 게 라포르라는 거다. 성공적 대인관계의 바탕에는 대부분 라포르가 있다.

누군가와 라포르를 맺었다면 그걸 '어떻게' 맺게 됐는지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라포르가 끊어졌다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라포르를 맺을 수 없을 것 같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는 걸까? 타고난 성격과 무관하게 라포르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울 순 없을까?

책은 라포르 전략의 구체적 방법론을 1부와 2부에 걸쳐 두 가지로 제안한다.

제1부는 솔직함(Honesty), 공감(Empathy), 자율성(Autonomy), 복기(Reflection) 등 라포르 전략의 네 가지 기본인 'HEAR 대화 원칙'을 소개한다. 이 대화 원칙은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준다. 특히 '복기'는 간단한 질문으로 상대방도 인식하지 못하는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내고 이를 통해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방식이다.

제2부 '애니멀 서클'은 인간의 주요 의사소통 방식 4가지(대립, 순응, 통제, 협력)를 동물 상징으로 도식화한다. 말다툼을 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때 솔직하고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대립의 '티라노사우루스'는 자칫 선을 넘기 쉬우므로 최대한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패배를 인정하거나 존중을 표현해야 할 때 겸허함과 인내심을 보여주는 순응의 '쥐'는 겸손하지만 약하지 않은 추종자다.

통제의 '사자'는 태도를 확고히 하고, 책임을 지며,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좋은 리더이지만 과도한 통제나 독단, 고지식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협력의 '원숭이'는 온정과 배려와 유대를 보이는데, 과도한 친근감이나 부적절한 친밀감 등 부적절한 친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갈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 인종, 성별, 성적 취향에 따라 극도로 분열돼 있는, 마치 문화부족주의로부터 동기를 얻는 사회가 된 듯하다. 그 부족에 찬동하거나 아니면 반대한다. 적절히 중간을 지키는 능력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라포르 혁명이다."

"의사소통의 진정한 열쇠는 입을 떼기도 전에 이뤄지는 태도에 달려 있다. 번드르르한 말보다 주의 깊게 경청하는 자세가 견고한 라포르를 형성하는 출발점이 된다."

저자들은 라포르 전략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경우 새로운 친분과 관계를 만들고 사회적 고립을 막을 수 있다고 들려준다. 이와 함께 배우자, 자녀, 친구 부모와의 관계를 더 탄탄하고 깊이 있게 만들 수 있으며, 한층 더 향상된 의사소통 능력으로 할 말은 하면서도 동료, 관리자, 주요 고객과 효과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펼칠 수 있다. 동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두렵고 까다로운 상황을 부정적 방향이 아닌 생산적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두완 옮김. 흐름출판. 344쪽. 1만6천원.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 2

ido@yna.co.kr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포토무비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