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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로 공모전 싹쓸이 '손창현 사건'…예비작가·취준생 분노

송고시간2021-01-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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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사실 모른 주최측도 충격…검증 체계 만들어져야"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충격이죠. 영혼을 훔친 것과도 같은 일이에요."

24일 작가 지망생 맹모(25)씨는 '손창현 사건'을 말하며 허탈해했다. 맹씨는 신춘문예 소설 부문 입상으로 등단을 꿈꾸며 꾸준히 소설을 습작하고 있다.

백마문화상 수상작인 김민정 작가의 단편소설 '뿌리'를 거의 그대로 베껴 5개의 문학상을 받은 손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작가 지망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손씨는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과 보고서 등도 도용해 각종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손씨가 손쉽게 다른 사람의 노력과 기회를 가로챈 것도 문제지만, 반복된 표절 행각을 잡아내지 못한 공모전 주최 측에도 실망을 느끼고 있었다.

시를 습작하는 문예창작학과 학생 정모(24)씨는 "손씨와 심사단 양측 모두 어떤 해명을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묘하게 베낀 것도 아니고 이미 투고돼 상까지 받은 작품을 심사단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마추어 사진가 이모(26)씨는 손씨가 한 언론매체 사진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사진 공모전에 출품해 상을 받았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씨는 "공모전에 낼 사진 하나를 찍기 위해 밤을 새울 때도 있다"며 "남이 노력해서 찍은 사진을 쉽게 공모전에 내겠다는 태도도 뻔뻔하지만, 심사 과정에서도 표절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공모전 수상 경력을 취업 스펙으로 삼는 취준생들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다.

손씨는 일반인이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와 유사한 내용을 특허청 주최 공모전에 내 특허청장상을 받았다. 특허청은 최근 손씨의 아이디어를 표절로 결론 내리고 환수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외에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국가정보원,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각종 기관이 주관한 공모전과 경진대회에서 손씨가 타인의 창작물과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취준생들은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표절 검사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설계경진대회 공모전에서 입상한 대학생 구모(23)씨는 "자기소개서에 한 줄을 더 써보겠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데 창작물을 도용한다는 것은 남의 기회를 뺏는 일"이라며 "창작물 도용을 엄히 처벌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정부 부처 공모전에서 장관상을 받았던 A(24)씨는 "온라인에 떠도는 내용을 다 검사해 표절 여부를 확인하는 게 어렵겠다는 생각은 든다"면서도 "상을 받기 위해 한 달 내내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했는데 누군가는 남의 아이디어를 베껴 같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허탈하다"고 말했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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