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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연이은 거액 기부 선언…기부문화 정착의 초석 되길

송고시간2021-02-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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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수조 원의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역시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취약 계층의 삶이 날로 팍팍해지는 가운데 나온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 같은 감동적인 소식들이다. 김 의장과 부인 설보미 씨는 세계적인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우아한형제들이 18일 밝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설립한 이 단체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평생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김 의장의 재산은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등 1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단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평생 5천억원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금의 용처에 대해 "앞으로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자선 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재력가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이 단체 가입의 조건인 기부 약속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그러나 김 의장 부부의 이 같은 선언이 오랜 숙고의 결과임을 의심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김 의장은 그동안 사랑의열매에 71억원을 희사하는 등 지금까지 1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앞서 김범수 의장은 지난 8일 카카오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히고 이 같은 구상을 실천할 구체적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곧 사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그의 재산은 카카오와 계열사 주식을 포함해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약속대로라면 기부 규모는 최소 5조원 이상이 된다. 두 김 의장은 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을 일궈 성공한 '자수성가'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쩌면 그 점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인지도 모른다. 땀 흘려 번 돈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뜻있게 돈을 쓸 줄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행이 일으킨 불씨가 들불처럼 번져나가 록펠러, 카네기와 같은 기부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연이어 나오게 되기를 기대한다.

두 김 의장의 선한 의도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뒷받침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척박한 것은 부자들의 인심이 모자라는 탓만은 아닐 것이다. 장학재단에 200억원의 재산을 기부했다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는 어느 독지가의 사례에서 보듯이 세법이나 여러 행정규제는 기부에 친화적이지 않다. 또 두 김 의장의 경우처럼 큰 재력가들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인 경우가 많은데 주식을 기부할 경우 경영권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는 점이 기부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자선단체나 사회단체의 활동과 재정 운영이 불투명하면 이 역시 기부의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 정부 당국은 물론 시민사회가 이런 걸림돌을 제거하고 더 많은 사람이 기꺼이 기부의 행렬에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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