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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얀마 유혈사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이 절실하다

송고시간2021-02-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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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의 주말 불복종 시위가 급기야 유혈사태로 번졌다. 미얀마 제2 도시인 만달레이의 조선소에서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군경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벌어졌다. 실탄과 고무탄을 동원한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진압으로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0명가량이 부상했다고 한다. 기껏해야 새총과 돌멩이가 저항 수단의 전부인 시위대를 향한 유혈진압의 참혹한 결과다. 진압 작전에는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됐던 부대가 투입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문제의 제33 경보병 사단은 로힝야족 주민을 죽인 뒤 암매장하고, 마을 전체를 불태우는 등 그 잔악상으로 익히 악명을 떨친 바 있다. 민주주의 회복을 열망하고 이를 평화적 방법으로 보름여 간 촉구해온 시민들의 시위를 쿠데타 세력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앞서 하루 전에는 지난 9일 반(反) 쿠데타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뇌사상태에 빠졌던 카인이라는 20세 여성이 끝내 숨을 거뒀다.

물대포와 최루탄을 넘어서 이제는 실탄까지 발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미얀마 사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군부는 한번 선을 넘어섰기 때문에 자칫하면 유혈진압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이번처럼 10대와 20대의 꽃다운 청년들 사이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면 쿠데타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시위도 비례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서 군부가 더욱 강력한 방법으로 유혈진압에 나선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낸 로힝야족 학살 관여 부대가 진압에 동원됐다는 사실이 이런 우려를 키운다. 첫 희생자인 카인의 장례식이 21일 치러지는 데다 SNS상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이번 주 동맹 휴업과 파업에 나서자고 호소하는 글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미얀마 시민들은 "내가 카인이다"라고 고인을 추모하면서 불복종 시민운동의 열기와 에너지를 이어나갈 태세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야간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불복종 운동 참여를 빌미로 교사, 의사, 외교부와 국회 직원 500여 명을 구금하는 등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미얀마 군부의 시민권 제한과 시위대 탄압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이 절실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혈진압 사태 직후 강한 수준의 유감과 우려를 표시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군부의 진압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우리는 버마(미얀마) 시민들의 편"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민간인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성명 발표에만 그칠 게 아니라 내친김에 쿠데타 군부를 옥죌 수 있는 제재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국민들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폭력 사용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국제사회와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게 밝혔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군사정권에 맞서 지난한 민주화 과정을 겪었던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하고도 꼭 필요한 성명이 아닐 수 없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결집해 압박을 최대치로 행사할 수 있는 곳은 유엔이다.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유엔 기구 차원의 가장 최근 대응은 지난 12일 인권이사회가 쿠데타 규탄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다. 지금은 유혈진압과 사망자 발생으로 상황이 일변했다. 유엔은 좀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을 동원해 미얀마 사태에서 변곡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 쿠데타 세력의 선의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 정도에 머무르는 것은 더 큰 불행을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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