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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총파업 카드에 백신접종 지장 엄포까지…의협 행태 지나치다

송고시간2021-02-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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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선 것이 작년 8월이니 6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국회 입법 반대가 명분이 됐다. 의사가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데 따른 반발이다. 개정안이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 의협 16개 시도의사회 회장 일동의 경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위한 협력 지원에도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고까지 했다.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강 수단인 백신 접종은 26일 시작된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할 때 평시였어도 우려스러운 의료 갈등과 집단행동 양상이 이런 시기에 불거지니 한숨부터 나온다. 의협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회와 정부 당국은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 적절한 해법을 도출하길 기대한다.

문제 된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9일 복지위에서 가결됐다. 의사면허 취소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면허를 취소하고 형을 처분받은 기간에 더해 5년까지 재교부를 금지한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면 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하고 의료인이 이에 해당할 경우 박탈한다. 다만,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해 금고 이상 형의 처벌을 받는 경우는 취소 예외다. 지금은 의사들이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는다. 지난 2000년 개정된 현행법이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형 이상을 받았을 경우에만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료인의 직업적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맞물려 법 개정 필요성이 지속됐고 20여 년 만에 면허 취소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안으로 수렴된 셈이다.

국회 복지위는 의료인에 대해서도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처럼 범죄에 구분 없이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는 경우(선고유예 포함) 면허를 취소하도록 자격요건을 강화해 의료인의 위법 행위를 예방하고 안전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 법 개정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환자들의 권리와 더불어 전문직종 간 형평을 생각할 때 이 정도의 자격 요건을 의료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의협은 헌법상 평등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특정 직업군을 다른 직종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등 형평성에 반하는 과잉 규제라고 맞선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변호사 등 법률적 규범을 다루는 직업군과 기술 전문 직업군인 의사직의 형평을 따지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고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입법된 현행법 정신을 의회 절대 과반인 여당이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2000년 의료법 개정 이전 면허 취소에 관한 조항이 지금 추진되는 개정안 내용과 유사하다는 근거에서다.

모든 갈등 사안이 그렇듯 이 건 역시 국회 의견이 통념에 부합하지만 의료계의 반론도 나름대로 논리를 갖추고 있다. 역지사지하며 이견을 좁히는 대화가 절실한 이유다. 이미 의견을 많이 나눴겠지만 남은 입법 과정에서 쟁점을 재정돈하고 숙의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라는 근본 가치를 중심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정작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아 비난이 이는 것을 보면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의사 국가고시 거부와 재시험 기회 제공을 둘러싼 논란에서 시민들은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와 특권의식에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재시험 기회를 주지 말라는 여론이 많았는데도 정부가 원칙을 깨고 기회를 준 것은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음을 모두가 다 안다. 그런데도 의협이 또다시 백신 접종까지 들먹이며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집단행동 엄포를 놓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것이 정부의 재시험 기회 제공이라는 선택이 준 학습효과의 결과라면,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르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준다는 교훈을 정부·여당은 얻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필요한 정책과 법안이라 해도 더 큰 공익과 가치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선후와 강약 조절이 요구된다는 타이밍의 문제 또한 정부·여당은 매번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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