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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총체적 부실로 확인된 전방경계…실효성 있는 근본대책 마련해야

송고시간2021-02-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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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 16일 발생한 동해안 최전방 군 경계 실패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검열단의 현장 조사 결과 북한 남성이 월남할 당시 감시·경계용 카메라(CCTV)에 무려 10차례 포착됐는데도 8번이나 놓치는 어처구니없는 허점을 드러냈다. 더욱이 이 남성은 알려진 대로 해안 철책 배수로를 통과했는데, 해당 부대는 이 배수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고 뚫리기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경계 감시가 주요 임무인 최전선 부대의 임무 수행이라고 하기에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에 포착됐으나 반 시간 이상 지체된 늑장 보고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여러 핵심 부문에서 경계 감시 임무에 실패한 총체적 부실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검열단이 해안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당일 오전 1시 5분부터 38분까지 CCTV 4대에 5회 포착됐다. 이뿐만 아니라 상황실 모니터에도 경보음이 2회 울리면서 해당 화면이 모니터에 팝업창으로 떴다고 한다. 그런데도 상황실 근무자가 자연상 오경보로 추정하는 바람에 대응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전방 경계의 성격상 과하다고 할 정도로 반응해야 할 일에 오히려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2012년 10월 이른바 '노크 귀순'과 지난해 11월 '철책 귀순'을 겪으며 호되게 질타를 받은 부대라고 믿기 어려운 대응 태세다. 평소 최전방 장병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경계 체계와 근무 기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아프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은 철책 아래 배수로 관리에서도 부실했다. 군은 지난해 7월 인천 강화도에서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이후 해안과 강안의 수문과 배수로를 전수조사해 보강하기로 했다. 이후 해당 부대는 '점검 완료'를 보고했으나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배수로 3개가 보고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의 배수로가 눈에 잘 안 띄는 지점에 있다고는 하나 이것 역시 군 경계 임무의 성격상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군이 평소에 즐겨 쓰는 '철통같은 경계 태세'라는 구호가 무색해졌다. 상황보고까지 30분 이상 걸린 점도 이해가 안 된다. 민통선 소초에서 오전 4시 16분 최초 식별이 있었지만, 31분이나 지나 최초 상황보고가 이뤄져 그만큼 조치가 늦었다. 철책을 넘은 뒤 14시간 30분이나 지나 월남자의 신병을 확보한 지난해 11월 사례를 다시 보는 듯하다.

이번 사건에서는 기본적으로 군 경계 태세와 근무 기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되풀이됐다. 경계망이 뚫릴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군은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군은 재탕에 그친다는 비판을 듣지 않도록 획기적인 발상으로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험준한 산악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해당 부대의 책임 구역이 지나치게 넓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전군에서 유일하게 전방 GOP(일반전초)와 해안 경계를 동시에 맡아 책임 구역이 다른 GOP 사단의 두 배가 넘는다. 그래서인지 이 부대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라 지휘관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다. 책임자 엄중 문책을 통한 기강 잡기도 필요하지만, 재발 방지를 통한 고도의 경계 태세 확립이 목적지라면 징계만이 능사는 아니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없는지 세밀히 들여다보고, 궁극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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