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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명숙 모해위증' 재심의 주체 논란…관련규정은?

송고시간2021-03-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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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예규 "대검 부장회의, 중요사안 지휘·감독 관해 협의 필요시 소집"

외부인사 참여 가능한 전문수사자문단도 가능했던 옵션 중 하나

'한명숙 사건' 논의할 대검 부장회의 19일 개최
'한명숙 사건' 논의할 대검 부장회의 19일 개최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최근 불기소 처분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대검찰청 부장회의가 19일 오전 개최된다. 대검 부장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기. 2021.3.18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김주환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법원에서 유죄로 판결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 당시 사건 증인과 수사 관계자의 모해위증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관련 심의를 맡게 된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지난해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모해위증 진정이 접수되자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인 임은정 검사에게 조사를 지시했다. 임 검사는 조사 뒤 증인 2명을 모해위증으로 입건해 기소하고, 수사 관계자들에 대해 감찰·수사를 하겠다고 보고했지만, 검찰은 담당자를 변경한 뒤 대검 연구관 회의를 거쳐 이달초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박범계 장관은 이 과정에서 비합리적 의사결정이 있었다며 대검 부장회의에서 혐의 유무와 기소 여부를 다시 심의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서울고검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대검 부장들은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검증을 거친 검사장들"이라며 "양심껏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전문수사자문단이나 수사심의위원회도 자문기구로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검사장급과 평검사급, 부장검사급, 경륜의 차이, 경험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사안의 경우 감찰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만큼 수용 가능성이 있는 모델을 찾아야 했다"면서 "대검 부장들의 식견이나 경험이 나름대로 가치중립적이라고 봤기 때문에 거기서 논의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대검 부장이 검찰 내에서 친여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연합뉴스는 대검 부장회의 관련 규정을 살펴보고, 그 구성과 운영, 활용 목적 등에 대해 알아봤다.

◇대검 예규에 '대검 부장회의' 명시…"중요사안 지휘·감독 관해 협의 필요시 소집"

대검 부장회의의 역할은 대검 예규인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에 명시돼 있다. 이 지침은 "중요사안의 처리에 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하여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에 두는 협의체 및 자문단의 구성·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지침에 따르면 이러한 목적의 협의체로 ▲ 대검찰청 부장회의 ▲ 지방검찰청 등의 부장검사회의 ▲ 전문수사자문단 등이 있으며, 이들은 ▲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 제도개선 사항의 시행 여부 ▲ 기타 각 협의체 등을 둔 기관의 장이 부의(附議·토의에 부침)하는 사항 등을 심의해야 한다.

각 협의체의 특정한 역할도 규정돼 있다.

이번에 재심의를 맡는 대검 부장회의의 경우 "중요사안에 대한 지휘·감독 또는 제도 등의 시행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여 협의가 필요한 경우" 소집된다.

법무부 역시 이를 고려해 대검 부장회의에 이번 사건 재심의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모해위증 의혹을 받는 증인과 수사관계자의 '입건·기소 여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취재진이 질의한 것처럼 이번 사안의 재심사를 전문수사자문단에게 맡긴다고 해서 예규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중요사건의 수사 또는 처리와 관련하여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을 비롯한 복수의 검찰청 상호 간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여 전문적인 자문을 바탕으로 협의가 필요한 경우"에 활용되는데, 현재 모해위증 사건 역시 검찰 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전문수사자문단에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 대검 부장회의와 중요하게 다른 점이다. 지침에 따라 "수사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검사 또는 형사사법제도 등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전문가 중 심의대상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청 수사팀과 대검찰청 소관 부서의 후보자 추천을 받아 검찰총장이 위촉"해 자문단을 꾸리도록 왜 있기 때문이다.

지침에는 이처럼 협의가 필요한 "여러 사유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도출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협의체 등을 선택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법무부는 대검 부장검사들의 '연륜', '경험' 등을 이유로 대검 부장회의에서 심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검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대검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이 지침은 '대검찰청 부장회의', '전문수사자문단' 등 협의체 활용이 필요한 경우(빨간 밑줄 참고)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예규상 대검 부장회의에 고검·지검 검사장 등도 참석 가능…검찰총장 재량

아울러 대검 부장회의에 일선 고검장들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결정은 관련 규정에 부합할까?

조 직무대행은 18일 "(대검) 부장검사(검사장급)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의 우려가 있다"며 "사건 처리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검찰 내 집단 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검 예규에 비춰볼 때 이 역시 타당한 조처로 봐야 한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2조에서 "필요에 따라 사정에 맞게 협의체 등의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총장은 대검 부장회의 구성시 대검 밖의 간부들을 참석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지침 제5조는 "검찰총장은 사안에 따라 대검찰청 부장 중 일부만 참석하게 하거나, 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대검찰청 사무국장 등을 참석하게 하여 대검 부장회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 장관 역시 이날 대구지검 상주지청서 만난 연합뉴스 기자에게 "제 수사 지휘 내용에는 부장 회의라고 돼 있는데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구성 지침을 보면 부장 회의에 고검장들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럼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고 말해, 규정에 따라 조 직무대행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명숙 사건' 대검 부장회의 19일 개최
'한명숙 사건' 대검 부장회의 19일 개최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최근 불기소 처분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대검찰청 부장회의가 19일 오전 개최된다. 대검 부장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입구. 2021.3.18 sa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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