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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봉사는 희생이자 사명"…험지서 인명구조 활약 정순돈씨

송고시간2021-03-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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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전문성 살려 영남알프스 산악 구조, 수난사고 수중 수색

안전한 구조 위해 평소 훈련도 철저…"도움 절실한 누군가 떠올리며 출동"

수중 수색 훈련하는 정순돈씨
수중 수색 훈련하는 정순돈씨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저에게 봉사활동이란, 희생이자 사명감이고 자부심입니다."

봉사의 가치는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희생과 사명감부터 내세우는 건 다소 비장하고 엄숙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의 활동 내용이나 경력을 하나씩 듣자니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니었다.

타인의 안전을 위해 때때로 자신의 안위까지 위험에 노출하는 봉사활동을, 그는 이어가고 있다.

울산산림조합 지도협업과장으로 있는 정순돈(48)씨.

그는 다양한 봉사단체 소속으로 수많은 봉사 경력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도 아무나 할 수 없는 분야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바로 '산악 구조'와 '수중 수색'이다.

특전사로 복역한 4년 6개월간 갈고닦은 전문성을 봉사활동에 활용한 것이다.

우선 그는 울산 중부소방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매년 울주군 영남알프스 일원에서 등산객이 몰리는 4∼5월과 10∼11월 4개월간 집중적으로 활동한다.

일반적으로 의용소방대는 소방서의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산악전문의용소방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울산 태화강 상류 쓰레기 수거 봉사
울산 태화강 상류 쓰레기 수거 봉사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발 1천m가량의 간월재 휴게소 주변에 전진 배치해 있다가, 조난이나 부상 등 사고가 생기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다.

도움이 필요한 등산객을 수색해 응급처치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소방헬기 지원을 요청하는 등 사실상 영남알프스 최일선에서 전문 구조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여 명의 대원 모두 특전사나 전문 산악인 등으로 구성된 데다, 정기적인 훈련으로 체력과 구조 기술을 유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씨는 28일 "영남알프스에 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풍광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산세가 험하다는 의미도 된다"라면서 "근래 등산 인구가 늘면서 각종 사고도 늘었고, 안타깝게 심정지로 사망하는 잃는 사고도 매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폐소생술은 배우기에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효과적인 응급처치이므로 반드시 숙지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혼자보다는 2명 이상이 산행해야 비상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설치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텐트에서 정순돈씨(오른쪽 위)가 등산객에게 응급처치를 해주고 있다.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설치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텐트에서 정순돈씨(오른쪽 위)가 등산객에게 응급처치를 해주고 있다.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악 구조만큼 위험한 동시에 전문성이 필요한 수중 수색 분야에서도 정씨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군 시절 특전부사관 중에서도 우수 요원들로 구성되는 특수임무대 해상작전팀에서 활약했고, 스킨스쿠버 트레이너 자격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그의 실력은 정평이 났다.

울산특전재난구조대 소속으로 평소 정기적으로 주요 어항이나 태화강 등지에서 수중 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다가, 실종이나 수난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수색 활동에 투입된다.

태풍 때 바닷가 근처 논에서 실종된 노인을 찾아 나섰다가 사흘 수색 끝에 성과 없이 철수한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나를 왜 찾지 않느냐'고 하신다"고 호소하는 아들 요청에 직장에 며칠 휴가를 내고 다시 수색한 적도 있다고 한다.

결국 수색은 실패했고, 당시 노인 시신은 수십㎞ 떨어진 부산 해운대 부근에서 발견됐다.

그런데도 희박한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노력과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수중 수색이다.

정씨는 "수중 수색은 시야 확보가 안 되는 등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질 때가 많은데, 끼임이나 걸림 등 위험에 봉착하면 임기응변으로 장비를 벗고 탈출하는 등 아찔한 상황도 있다"라면서 "그렇지만 죽음과 사투를 벌이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 그 사람을 애타게 찾는 가족의 절박함 등을 알기에 출동을 망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순돈씨가 특전재난구조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순돈씨가 특전재난구조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순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씨는 철저한 준비와 훈련으로 현장을 누빈다지만, 정작 그의 가족은 가장의 안전이 걱정될 수밖에 없을 터다.

삶과 죽음이 갈리는 현장을 자주 마주하면서 그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일도 잦기 때문이다.

정씨는 "자가용에 구조장비를 싣고 다니면서 상황이 생기면 곧장 출동하다 보니 가족에게 늘 걱정과 불편을 끼치는 것이 사실인데, 다행히 인명구조의 의미를 잘 알고 이해해 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봉사활동에만 매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라면서 "현재 직장에서는 산림경영 전담지도원으로 산림청 감독 아래 산주의 산림경영을 지도하는 일을 하는데, 산주들과 조합원들의 혜택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내용도 강조해달라"고 웃어 보였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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