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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넘게 이어진 '독박육아'…딸 던져 뇌사 빠뜨린 엄마

송고시간2021-03-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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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서 벌어진 비극, 코로나19에 육아 도움 못 받아

서툰 우리 말에 도움 요청 못 해, "커진 우울감으로 학대"

영유아 학대 (PG)
영유아 학대 (PG)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생후 7개월 된 딸을 폭행해 뇌사 상태에 이르게 한 외국인 엄마의 주된 범행 동기는 '육아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된 20대 A씨는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고, 육아를 도와줄 부모님이 오지 못하면서 우울감이 더 커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A씨는 임신한 상태로 2019년 11월께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출산한 뒤 대부분 혼자서 딸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A씨는 아시아권 국가에 있는 부모 도움을 받아 딸을 돌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출국이 제한되면서 이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부부 관계는 원만했으나 야근이 잦은 회사에 다녔던 남편은 육아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

A씨는 우리 말도 서툴렀다.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했지만, 남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이웃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꺼내놓을 수는 없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움을 호소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7개월 넘게 이어진 독박육아 스트레스는 딸을 향한 끔찍한 폭행으로 번졌다.

오줌을 싼 뒤 칭얼대는 딸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급기야 몸무게가 7㎏밖에 되지 않는 딸을 머리 위로 들어 집어 던졌다.

바닥에 두께 1㎝의 얇은 매트리스가 깔려 있기는 했지만, 폭행의 충격은 아동의 머리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후에도 '울면서 칭얼댄다', '자는데 아이가 깨서 보챈다' 등 이유로 반복해서 손찌검했다.

21차례 동안 이어진 폭행으로 딸은 좌뇌 전체와 우뇌 전두엽, 뇌간, 소뇌 등 뇌 전체의 75% 이상 광범위한 손상을 입어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박송희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말이 통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틀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 장벽 속에서 피의자는 아이를 출산하고 키웠다"며 "'독박육아'에 더해 도와주기로 했던 부모가 입국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우울감이 커지면서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은 딸을 던진 횟수와 강도 등으로 미뤄 범행의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된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30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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