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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스타에서 왕따로…美 외교관 아내가 중국에서 겪은 수모

송고시간2021-04-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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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 청두 총영사 부인, 요리·음악 콘텐츠로 연예인급 인기

지난해 청두 총영사 폐쇄 후 中 누리꾼·관영 언론 '벌떼공격'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였던 짐 멀리낵스(우)와 부인 좡쭈이.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였던 짐 멀리낵스(우)와 부인 좡쭈이.

[좡쭈이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당신 강아지 두 마리가 물려 죽고 차에 치이길 바란다."

중국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의 부인 좡쭈이(莊祖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였다.

하지만 그해 7월 중국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폐쇄한 후부터 그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은 위와 같은 댓글로 도배됐다. '강아지'는 그의 두 아들을 뜻했다.

5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예인급'에서 단숨에 '온라인 왕따'가 된 좡씨의 사연은 중국에서 점점 거세지는 반미감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전했다.

좡씨는 남편인 짐 멀리낵스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로 부임한 2017년부터 청두에서 지냈다.

대만 출신인 그는 중국 SNS에서 요리와 음악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팔로워가 50만명에 육박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시내 백화점 앞에서 라이브 밴드공연을 하는 등 연예인급 일정도 소화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당시 양국 문화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폐쇄하자 좡씨의 이미지도 추락했다.

문제의 발단은 과거 그가 올렸던 웨이보 글이었다.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미국에 귀국할 때의 심정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하려고 집을 떠난 유대인들의 감정"에 빗댄 것이었다.

음악 공연하는 좡씨(가운데)
음악 공연하는 좡씨(가운데)

[좡쭈이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청두 영사관이 폐쇄된 후 일주일 안에 이 글은 수천 회 공유되며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좡씨가 사는 미국 집 위치를 알아내 사진을 퍼트리고 그의 가족사진까지 찾아내 외모를 비하했다.

중국 정부발(發) 허위정보를 연구해온 대만의 독립 기구 '더블싱크 랩'은 중국 당국이 좡씨 때리기에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타임스 등 관영 언론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이 청두 영사관 폐쇄 직후 좡씨 관련 게시글을 수차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좡씨는 집 주소가 노출된 이후 외출을 중단했고, 한때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WSJ에 말했다.

대만 국립정치대학의 자오녠 황 조교수는 좡씨에 대한 비난은 수개월간 이어졌는데, 이는 대개 2주면 사그라진 다른 온라인 공격보다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좡씨가 미국과 대만 모두와 연관된 인물이어서 국수주의적 누리꾼들에게 더 쉬운 먹잇감이 됐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전직 고위 당국자인 드루 톰슨은 "미국이 중국과 국민 간 교류를 재개하려면 중국에서 격화하는 분노 여론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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