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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일 정상 의기투합·중국 반발…부담 커진 한국 외교

송고시간2021-04-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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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집권 후 첫 대면 회담을 했다는 것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전략적, 연대적 가치를 미국이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두 중요한 민주국가"라고 운을 떼자 스가 총리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으로 화답한 장면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 정상은 서로를 '조, 스가'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과거 로널드 레이건과 나카소네 야스히로가 연출했던 '론, 야스' 밀월관계를 재연하듯 내놓고 친밀을 과시했다.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미일 정상은 첫 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파격적인 현안에 의기투합했다. 정상회담 후 배포된 백악관의 '새 시대를 위한 미일의 글로벌 파트너십' 공동 성명에는 특히 중국 견제가 두드러진다. 취임 초부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중국 때리기에 열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동북아 역내 맹주 자리를 중국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일본의 절박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두 정상의 중국 견제는 성명의 액면만 놓고 봐도 예사롭지 않다. 성명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나 자치구 인권 문제 등 중국이 극도의 거부감을 표시해 온 민감한 영역까지 거침없이 치고 들어갔다. 중국의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의 인권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표현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하며 대만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대목은 인화성이 매우 강하다.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대만 문제를 미일 정상의 공동성명에 명문화하기는 처음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얼마나 이례적이고 도발적인 '사건'인지 짐작이 간다. 더 나아가 우리의 독도처럼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문제로 첨예하게 다투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 대해 미국은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어줬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미국이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국제적 안전기준에 맞춰 이뤄졌다"고 옹호한 데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이 주제를 비껴간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드러냈다. 5G 네트워크 및 반도체 공급망 협력 증대 이슈도 중국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합의다. 전방위적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미일 찰떡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는 명명백백한 신호다. 중국은 미일 공동성명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에 관련된 문제라면서 '근본적 이익'에 대한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혀 두 진영간 갈등과 대결이 격화할 조짐이다.

미일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을 공유했다고 한다. 나아가 공동 안보를 위한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내용은 공동성명에까지 들어갔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를 압박하는 대목으로 느끼기에 충분한 뉘앙스다. 한 바구니에 달걀을 모두 담을 수 없는 한국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외교·안보는 물론 통상, 인적교류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으로 한국에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일도양단 식으로 택일할 성질이 아닌 것이다.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4개국 협의체 '쿼드' 참여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이면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이번 미일 정상 공동성명 수준의 고강도 중국 견제에 주저 없이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한국 외교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5월 하순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외교당국은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의 최대 외교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불씨를 살리면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방어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입장을 미리미리 내부 조율을 거쳐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특히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의 입장이 최대한 관철될 수 있도록 워싱턴 외교채널을 통한 정지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고 오로지 국익만 존재한다는 냉엄한 국제 외교무대에서 미중의 피아구분 압박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우리의 외교역량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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