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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정치권 중구난방식 부동산 제안…시장혼선 우려된다

송고시간2021-04-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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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이후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주장과 제안이 여야에서 동시다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급등이 투기세력이 주도하는 초과수요에 있다고 보고 규제 위주 정책을 펴 왔던 여당의 방향 전환 움직임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에 관해서는 야당과 부과 대상자들로부터 '세금 폭탄'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강화 일변도의 정책에서 한발짝도 물러서려 하지 않던 여당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시지가 급등으로 종부세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 지역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줄을 이었다. '강성 친문'으로 여겨지는 정청래 의원까지 이 대열에 가세해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과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고 재산세 인하 혜택의 범위도 넓히며 2주택자의 양도소득세도 제한적으로 완화해주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여당의 차기 당대표 후보 가운데 송영길 의원은 생애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무주택자에 국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로 대폭 확대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홍영표, 우원식 등 다른 당권 주자들도 "대출 규제를 현실화해야 하고 재산세 등도 섬세하게 검토할 부분이 있다"라거나 "공급·대출·세제에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여권에서 이처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주장이 분출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8일 비공개 고위 협의회를 개최해 부동산 세제와 금융 대책을 전반적으로 보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호중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다음날 당 부동산 특위 구성을 알리면서 "주택 공급, 주택 금융, 주택 세제 및 주거 복지 등 부동산 관련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쪽을 보면 '선의의 실수요자' 부담 경감과 공급 위주의 시장친화적 대책을 주장하는 것은 예전과 마찬가지지만, 보궐선거를 통해 제1, 2 도시의 시장직을 가져간 뒤에는 이 같은 목소리에 정책적 무게감까지 더하는 양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부 방침 없이 원론적인 규제 완화 입장을 밝힌 것만으로도 부동산 시장의 '태풍의 눈'이라고 해도 좋을 압구정동과 대치동을 비롯해 강남권과 목동, 여의도 등의 재건축단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오 시장은 일부 재건축단지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민간 위주의 아파트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여겨지자 일부 공공재건축 후보지 주민들이 참여 입장에서 관망세로 돌아서는 등 정부가 모처럼 마련한 공급 대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5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공시가격 현실화 공동 논의' 회의를 열고 정부에 부동산 공시가격 동결과 공시가격 조정 및 결정 권한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야가 이처럼 일제히 부동산 정책의 궤도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4·7 보궐선거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여당 참패의 가장 큰 이유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라고 본다면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은 민주주의 정치의 작동 방식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그동안 집값 잡기에 급급한 나머지 투기와는 무관한 1주택 중산층에까지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고 대출을 지나치게 조여 서민·청년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든 것은 분명히 잘못된 측면이 있다. 때마침 여야의 지도부가 개편되고 국무총리와 부동산 정책 총괄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뀐다.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간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해치거나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해 국민의 신뢰를 깨트려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 직후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지금 여야와 지자체들에서 쏟아져 나오는 주장들은 중구난방이어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큰 틀의 정책 개선 방향에서는 여야의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로 구성되는 여야 지도부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민생을 살피면서도 예상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주기를 바란다. 지자체들도 이 과정에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돼 정책에 혼선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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