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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유치원 성인지교육' 신설하는 법안 나왔다?

송고시간2021-04-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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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교육 지원 법안' 찬반 가열…권인숙 의원실 "흩어진 성교육법 통합한 것"

'성역할·양성평등' 유아성교육 이미 시행중…기존교육 체계·내실화가 법안 주 내용

 유치원
유치원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김예정 인턴기자 =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인지 교육 지원 법안'을 두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법안을 다룬 기사에는 댓글이 수백 건씩 달렸으며,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 입장을 드러낸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이 법안에 대해 등록된 의견만 해도 19일 현재 1만3천 건에 육박한다. 반대하는 견해가 대다수이지만, 찬성 게시글도 종종 눈에 띈다.

찬성파 중에는 "각종 성 관련 범죄가 늘어나는 지금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반대론자 중에는 '성인지' 개념 자체를 비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아이들은 성인지 아니어도 배울 것이 많다", "유치원생까지 세뇌를 시키겠다는 것이냐"라는 등 유치원생과 같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는데 불만을 품는 견해가 많았다.

이런 논란에 대해 권인숙 의원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평등 관련 교육이 여러 개별법에 산재해 교육 효과가 저하되거나 혼란이 가중되는 만큼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포괄해 성인지 교육 개념을 정립한 것"이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현행법에 따라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법안에서 지칭한 성인지 교육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즉,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던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법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연합뉴스는 법안의 세부 내용과 기존 법률을 비교하고, 실제 교육 현장 상황을 취재함으로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미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와 법안 시행시 달라지는 것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새 법안의 '성인지 교육'은?…성폭력방지법 등에 명시된 성교육 포괄

먼저 성인지 교육 지원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문제시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성인지 교육'에 관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법안이 규정한 '성인지(性認知)' 개념은 "성별에 기반한 차별과 고정관념, 폭력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지식, 의식, 태도 등"이며, 이에 따른 성인지 교육 항목 모두 현행법에 명시된 성 관련 교육이다.

지난달 발의된 '성인지교육법 지원 법안' 내용
지난달 발의된 '성인지교육법 지원 법안' 내용

이 법안은 현행법에 따라 이미 시행 중인 여러 성 관련 교육을 통합해 '성인지교육'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법안은 ▲양성평등기본법 제18조에 따른 성인지 정책교육 ▲ 같은 법 제31조에 따른 성희롱 예방교육 ▲ 같은 법 제36조에 따른 양성평등 교육 ▲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 ▲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성매매 예방교육 ▲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3에 따른 가정폭력 예방교육 중 하나에 해당하는 교육을 성인지 교육으로 명시했다.

이중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뤄지는 유아 성인지 교육은 현재 시행중인 법률인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방지법)'에 따른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이다.

성폭력방지법 제5조는 성폭력 예방교육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데, 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한다.

이 법 시행령에 따르면 어린이집·유치원 등은 매년 1회 이상, 1시간 이상의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해당 교육에는 ▲ 건전한 성의식 및 성문화의 발전에 관한 사항 ▲ 성인지 관점에서의 성폭력 예방에 관한 사항 ▲ 성폭력 방지를 위한 관련 법령의 소개 및 홍보에 관한 사항 ▲ 그 밖에 성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함양과 성폭력 예방에 필요한 사항 등이 포함돼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성폭력방지법 시행령 제2조 성폭력 예방교육 등의 실시
성폭력방지법 시행령 제2조 성폭력 예방교육 등의 실시

'건전한 성의식 및 성문화의 발전에 관한 사항','성인지 관점에서의 성폭력 예방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 기존 '유아 성교육 매뉴얼'에도 성역할·양성평등 교육 지침 있어

그렇다면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어떤 내용의 성인지 교육이 이뤄지고 있을까?

2011년 보건복지부가 펴낸 '유아 성교육 매뉴얼(교사용)'에 따르면 유아에게 신체 발달 과정, 성폭력 예방과 대처, 음란물 인식 및 대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성역할과 양성평등에 대해서도 교육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정확히 나누어지지 않는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 평등하다", "하고 싶은 일(직업)은 성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의 성 관련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가 2015년 발간한 '유치원 성교육 표준안' 역시 "남성과 여성에 대해 동등한 가치 인식을 가지고 대하며 이들의 역할 수행에 있어서도 동등한 가치를 바탕으로 동등하게 대하는 양성평등 실천"을 교육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 표준안에 기반해 교육부가 만든 2016년 '유치원 성교육 프로그램'도 "성적 존재로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 "자신 및 타인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성행동 실천" 외에 "성역할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 형성"과 같은 내용을 유아 성교육의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이러한 지침을 반영해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동화나 인형극 등의 방법이 활용되기도 한다는 것이 일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폭력예방 교육 및 성희롱방지 조치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지방 유치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폭력 예방 노래를 만드는 등 성교육을 포함한 안전교육을 일주일에 한 번 실시하고 있고, 매주 가정으로 지도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또 다른 유치원 관계자는 "아이들 연령에 따라 연간 계획을 짜서 성교육을 실시하는데 동화를 읽어주거나 역할극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연간 11시간 교육한다"고 말했다.

유아 성교육 지침 중 '성역할과 양성평등'에 관한 내용
유아 성교육 지침 중 '성역할과 양성평등'에 관한 내용

보육교사를 위한 유아 성교육 매뉴얼 [출처: 보건복지부]

◇새 법안에 담긴 성인지 교육은 이미 시행중…새로운 내용은 성인지교육위 설치 등 기존 교육의 체계화 및 내실화 방안

정리하면 '성차별과 고정관념, 폭력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지식, 의식, 태도 등'에 관한 내용의 성인지 교육은 이번 법안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현행법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이미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법안은 이러한 성인지 교육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추진토록 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의무 및 권한 사항들을 담고 있다.

우선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하여금 성인지 교육의 목표, 추진방향, 활성화 기반 구축,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자료 개발 및 보급 등의 내용을 담은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매년 교육에 대해 점검하도록 한다.

또한 여가부 장관은 이에 따른 성인지 교육 기본계획과 주요 정책, 추진 실적 점검 등을 위해 성인지교육위원회를 두어야하며, 성인지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육 실시 및 지원, 관련 시스템 구축 및 관리 등의 업무 수행을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혹은 기준에 충족하는 기관 또는 단체를 중앙성인지교육기관 및 지역성인지교육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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