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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장교에게 속옷 사진 보여준 육군 대위…징계 적법

송고시간2021-04-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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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스스럼없이 지낸 사이 아냐…상급자로서 부적절"

여자 속옷
여자 속옷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육군 한 보병사단에서 근무한 A 대위는 2019년 9월 여성 부하 장교인 B씨에게 "이거 봐. 누가 나한테 선물했어"라며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마네킹이 호피 무늬의 남자 속옷을 입고 있는 쇼핑몰 사이트가 떠 있었다.

그는 같은 달 열린 주간 회의 시간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항목에 있는 여성의 상·하의 속옷 세트 사진을 B씨에게 보여줬다.

A 대위는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런 걸 선물하려면 사이즈를 알아야 하나"라고 넌지시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너 눈 되게 크다. 오늘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냐. 우리 000이 이렇게 예쁜데 왜 남자친구가 없지. 요새 '썸' 타는(호감을 나누는) 사람 없냐"는 등 개인 신상과 관련한 부적절한 질문을 잇따라 했다. 반복된 A 대위의 부적절한 언행에 당황한 B씨는 불쾌감을 느꼈다.

A 대위는 사단 인사처에서 근무하는 여성 행정장교와 통화한 뒤에는 "이래서 아줌마들이 문제야"라며 남녀 차별 발언을 한 적도 있었다.

그는 부적절한 발언뿐 아니라 술을 마시면 늦게 출근하는 일이 잦았고 부사관이 A 대위의 독신 숙소에 찾아와서 깨우자 뒤늦게 출근해서는 소파나 참모실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근무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게임을 한 A 대위는 후배 장교들에게 종종 욕설도 했고, 사무실 바닥에 침을 뱉거나 면도 후 수염 가루를 버린 사실도 뒤늦게 적발됐다.

부대는 지난해 3월 A 대위에게 군인사법을 적용해 품위유지의무 위반 및 성실의무 위반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했다.

그러자 A 대위는 징계 처분에 불복해 모 군단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민간법원에 행정 소송을 냈다.

그는 재판에서 "성인 남녀 사이에서 속옷 선물에 관한 대화는 충분히 할 수 있고 쇼핑몰 사이트에 올라온 마네킹이 입던 남자 속옷 정도는 성인 여성에게 보여줄 수 있다"며 "성희롱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피곤해 보여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냐고' 물었던 것"이라며 "'아줌마'라고 한 것은 혼잣말이었고 남녀차별 발언도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인천지법 행정1-1부는 A 대위가 모 사단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해자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점 말고는 남성이나 여성 속옷 사진을 함께 보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평소 스스럼없이 지낸 사이가 아니었다"며 "피해자가 원고보다 나이도 어리고 계급이 낮은 여성 장교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로 피해자는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와 피해자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에 불과했다"며 "상급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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