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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잿더미 된 발달장애인 생활터전 재건한 이대성 신부

송고시간2021-04-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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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공장 '강화도 우리마을'…화재로 20억원 피해

"장애인 50명 생계 막막했지만 후원자들 응원으로 공장 재건"

인터뷰하는 강화도 우리마을 이대성 신부
인터뷰하는 강화도 우리마을 이대성 신부

[촬영 윤태현]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화재로 잿더미가 된 콩나물공장을 재건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후원자들의 따뜻한 마음과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위로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대한성공회 이대성(48) 신부는 강화군 길상면 발달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자 콩나물공장인 '강화도 우리마을'의 원장이다.

2018년 부임한 그는 1년만인 2019년 10월 7일 콩나물공장에 큰불이 나면서 시련을 겪었다.

대한성공회서울교구사회복지재단이 2000년 설립한 이 공장은 지상 2층, 연면적 1천100㎡ 규모의 건물로 일평균 1.5t의 콩나물을 생산하며 연평균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왔다.

덕분에 근로자 20명을 비롯한 발달장애인 50명이 생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장이 화재로 잿더미가 되면서 이들 장애인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 조사 결과 불은 전기적 요인으로 난 것으로 파악됐으며 재산피해 규모는 2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신부는 23일 "공장이 불타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장애인 친구들의 터전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웠다"며 "한 장애인 친구는 '내 심장이 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공장은 이들에게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강화도 우리마을 긴급지원 모금 글
강화도 우리마을 긴급지원 모금 글

[강화도 우리마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재 피해를 수습할 겨를도 없이 발달장애인들의 생계 문제가 시급해졌다.

이 신부는 후원자들이 나타나기를 기도하며 공장 홈페이지에 도움을 호소하는 글과 함께 긴급지원 모금 계좌번호를 올렸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콩나물공장 소식이 널리 퍼지고 후원에 나서는 개인과 기업들이 속속 나타났다.

특히 누리꾼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공장 소식과 긴급지원 모금 계좌번호를 댓글로 달며 다른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이들 덕택에 4개월 만에 계좌에는 14억원가량이 모였다.

식품업체 풀무원은 발달장애인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버섯을 소분하는 일감을 내줬다. 이는 장애인들이 공장 재건까지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이 신부는 "누리꾼들이 나서면서 공장 화재 소식이 빨리 알려졌고 언론들도 기사를 통해 손을 보탰다"며 "긴급지원 모금 계좌에는 이름 대신 '우리마을 힘내세요', '화이팅' 등 응원 메시지만 남기고 돈을 보낸 후원자들도 많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후원자들에 이어 정부, 인천시, 강화군도 지원에 나서면서 45억원이 모였다.

이 신부는 기쁜 마음으로 공장 재건을 시작, 화재 발생 1년여 만인 지난해 말 공장을 준공했다.

그는 "성직자로만 살아서 건물을 지을 때 각종 인허가와 설계 등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하나하나 챙겨야 할 줄 전혀 몰랐다. 건물을 한 번 지으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이해됐다"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장애인 친구들의 위로와 후원자들의 응원 덕택에 무사히 공장 재건을 완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건된 공장은 연면적 1천329㎡ 규모 지상 2층짜리 건물로 과거 공장보다 더 크게 지어졌다. 콩나물 생산능력도 일평균 3t으로 두 배 늘었다.

풀무원은 장애인들이 쉽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자동화시스템과 콩나물 재배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 신부는 "우리마을 콩나물은 일반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며 "장애인이 만들었으니 사달라는 호소 대신 품질로 경쟁하는 콩나물을 생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건된 콩나물공장 '강화도 우리마을'
재건된 콩나물공장 '강화도 우리마을'

[촬영 윤태현]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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