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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벨기에 대사 부인 폭력, 민사상 피해구제도 불가?

송고시간2021-04-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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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협약, 외교관 민·형사재판관할권 모두 면제…대사 부인도 해당

"피해자가 원하는 사과·배상 받을수 있게 정부가 벨기에에 촉구 가능"

옷가게 점원 폭행하는 대사부인 CCTV 공개
옷가게 점원 폭행하는 대사부인 CCTV 공개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은 피해자인 옷가게 점원과 가족이 볼이 부은 사진과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2021.4.20 [연합뉴스 TV 캡처]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옷값을 내지 않은 채 옷을 입고 간 것으로 오해받은 데 격분, 옷가게 점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사건을 계기로 외교관 면책 특권의 범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 간부가 현지인 직원을 추행한 혐의를 받은 사건에 이어 국내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로부터 면제받는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또 외교관의 '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은 외교관과 동등한 특권·면제를 누린다는 사실도 이번에 널리 알려졌다.

'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은 해당 외교관과 동거 생활을 하는 동반가족으로서 법률상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및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 등을 포함한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민사적으로 피해 구제를 받는 길도 외교관 면책특권에 봉쇄되는지 여부에 궁금증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교관은 접수국의 형사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은 물론, 민사 및 행정재판 관할권으로부터도 면제된다.

예외적으로 주재국 영역 안에 있는 개인 부동산, 상속, 직무 이외의 직업 및 상업활동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는 주재국 민사재판 관할권에 따라야 하는데, 이번과 같은 폭행 피해에 대한 민사적 구제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면책특권 행사의 주체인 벨기에 정부가 주한대사 부인에 대한 면책특권을 포기할 경우 대사 부인은 한국 법원에서 민·형사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벨기에 정부의 이례적인 포기 결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벨기에 정부의 면책특권 포기가 없다면 피해자가 대사 부인으로부터 치료비, 위자료 등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을까?

피해자가 대사 부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대사 부인은 빈 협약에 따른 민사재판 관할권 면제를 주장하며 재판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법원이 대사 부인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궐석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궐석재판에서 배상 판결을 내리면 대사의 퇴직 등으로 대사 부인의 신분이 변경됐을 때 양국 간 사법공조를 통해 강제집행 등에 나서는 방안이다.

하지만 궐석재판에 이은 사법공조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나 그 절차의 복잡성과 소요될 시간 등에 비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많다.

결국 벨기에 정부를 상대로 한 외교 교섭을 통해 한국 정부가 국민의 피해를 구제하는 길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외교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 정부가 벨기에 정부를 상대로 면책특권 포기를 요구해 대사 부인이 정식으로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하거나, 피해자가 원하는 바를 들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간부의 현지인 직원 추행 의혹 사건 당시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했던 수사 협조 요청과 비슷한 것이다.

임한택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피해자가 원하는 사과 또는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벨기에 정부에 촉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1일 패트릭 엥글베르트 주한벨기에대사관 공관 차석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외교부
외교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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