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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당정의 불안한 정책 수정 논의… 숙의 거쳐 설득력 높여야

송고시간2021-04-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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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자극받아 검토하는 정책 수정 방향을 두고 여당과 정부 사이에 엇박자가 이어진다. 민의를 반영하여 필요하다면 손을 댈 수 있고 확정하기 전까지 대안을 다투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건강한 면도 있다. 그러나 시장과 민생에 대한 파급력이 작지 않은 사안을 놓고 일관성도 없어 보이는 의견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지는 것까지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는 힘들 터인데, 지금 당정의 모습이 꼭 그렇다. 당에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예컨대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견해가 곳곳에서 나왔으나 최근 들어 수정 불가나 뒷순위 검토로 정리하는 흐름이 역력하다. "좀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다룬다고 해도 매우 후순위"(27일 홍익표 당 정책위의장)라는 거다. 하지만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은 전날 "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원론적 화법이지만 사람들은 당정의 견해를 반대로 이해할 여지가 많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가 말한 것처럼 정책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당정은 좀 더 신중해야 옳다. 정책 불신이 커지면 정책 효능은 작아진다는 것을 당정은 명심해야 한다.

가상화폐 불협화음은 또 다른 맥락에서 당정의 대응이 불안을 안기는 이슈다. "가상화폐는 투자자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라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져 이날 오후 현재 13만 명 이상이 이에 동의했다.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 일부 2030 세대에 주요 자산증식 수단으로 떠오른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당사자들을 화나게 한 것이다. 당에서는 젊은 층의 '코인 민심'에 놀라 은 위원장을 비판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가상화폐 투자 이익에 대한 과세 유예론까지 꺼내고 있다.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하여 20%의 세율(지방세 별도)로 분리 과세한다는 것이 정부의 종래 입장인데 이를 보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은 위원장의 언급이 시사하는 정부의 인식으로만 보면 정부가 유예론을 반박하기도 쉽지 않다. 가상자산 가치를 인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세금만 떼가려 한다는 근거가 힘 있게 들려서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의 여론에 떼밀려 정책을 물리겠다는 발상 역시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당은 유념하면서, 투기 피해 방지 등 관련 제도 정비를 동반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지난해 있었던 주식 양도소득세 공제범위 확대와 대주주 기준 완화처럼 소수의 강경한 목소리에 이끌려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는 일이 되풀이되는 건 곤란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로 늦춘 가계부채 관리대책 발표를 다음 달로 또 한 번 미룬 것이 여당의 눈치를 보는 탓이라는 관측 또한 우려를 자아낸다. 8%를 상회하는 부채증가 속도를 4%로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으나 생애 첫 주택 구매자와 무주택자 등에게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견해가 여당에서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관리가 아니라 완화 대책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에서는 군 가산점 재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등 돌린 20대 남성 표심에 구애하는 방책이라고 내놓는 것이겠으나 군 가산점 제도 도입을 위헌이라서 못한다면 개헌을 해서라도 해야 한다(전용기 의원)거나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제정법률안을 곧 발의하겠다(김병기 의원)는 주장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성 대결을 부추길 가능성마저 있는 이 논의에 앞서 당은 군 가산점 제도가 1999년 위헌으로 결론 난 것을 기억해야 하며 현행 징병제에서 군 복무자의 유공자 예우는 여성과 장애인 등 불가피한 미필자를 불리하게 하는 거라는 점도 놓쳐선 안 된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큰 패배의 충격 탓에 여당이 조급해진 것 같다. 민심 이반이 크고 깊으니 서둘러 만회하려는 생각에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듯 하면 실수를 연발하고 다시 점수를 잃는 악순환을 면치 못한다. 내달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세우고 리더십을 정비하면서 차분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객정당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계층을 은행 고객처럼 여기며 그들의 이익에만 철두철미 집착하는 정당을 일컫는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는 174석의 집권당이 인기영합에 갈팡질팡하며 무원칙하게 보이면 대국적 정치는 희망이 없으며 중원의 민심을 되찾는 것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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