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연합시론] 코로나 격리 장병 처우 논란…'제복 입은 시민'으로 존중해야

송고시간2021-04-28 15:47

댓글

(서울=연합뉴스) 휴가 복귀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일정 기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되는 장병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주장이 최근 잇따라 제기됐다. 격리 중인 한 병사가 자신의 일회용 도시락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순식간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고, 다른 장병들의 부실 급식 인증샷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사진들을 보면 한 눈에도 한창 식욕이 왕성한 청년의 한 끼 식사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당장 '교도소 급식만도 못하다'거나 '군 복무가 죄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육군훈련소에 입대한 신병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이유로 화장실 사용과 샤워를 통제하고 심지어 양치와 세면까지 입소 후 사흘간 금지하고 있다는 군인권센터의 발표도 나왔다. 지난달 이후 군내에 격리된 장병은 하루 평균 2만7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집단생활을 하는 군부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다소 지나칠 정도의 철저한 방역 조처는 불가피하겠으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등 장병들의 일방적인 희생에 기댄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부실 급식 문제는 방역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해 관행과 타성에 젖은 군 지휘부의 무신경이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비판이 쏟아지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최단기간 내에 (장병)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격리 장병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날 국방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여전히 안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급식과 관련해서는 식자재가 부대 인원수에 맞게 신청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울을 비치하고, 간부 입회하에 격리 장병 배식을 감독하는 한편 선호 메뉴를 10∼20g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문제의 원인을 '배식의 실패'로 보고, 미세 조정으로 불만을 누그러뜨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반 장병의 1인당 한 끼 급식 예산은 2천930원으로, 중·고등학교 급식 단가의 절반가량이다. 징집 군인은 대충 먹여도 되고, 그러고도 나라는 잘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그 예산이 누수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가 재정이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예산 확보는 쉽지 않겠으나 땜질식 처방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육군훈련소의 열악한 격리 여건, 신분에 따른 차별적 방역 조치 등에 대해서도 인권침해가 이뤄지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뒷북 대책'이라도 철저히 실천해주기를 촉구한다. 장병 한명 한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었다면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군인은 '제복을 입은 시민'이다. 다른 일반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엄격한 명령 체계가 작동하는 군 조직의 성격상 권리 일부를 유보할 수도 있으나 직무상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더구나 일반 장병 대다수는 국가 수호와 공동체 안녕을 위해 기꺼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우리 사회의 주체적 인격체이다. 시혜 대상으로 객체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복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군에서 병사 간 폭력ㆍ갑질 등 각종 군기 관련 사고가 빈발하는 것도 한 꺼풀 들춰보면 금전적 보상도, 자긍심도 갖기 어려운 복무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번 일이 장병들을 우리 사회의 온전한 시민으로 존중하고 처우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포토무비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