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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동시 시험대 오른 북미-남북관계…적절한 상황관리 절실하다

송고시간2021-05-0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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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하던 북미와 남북관계가 공교롭게도 동시에 다시 요동칠 조짐이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한 북미간 온건한 탐색과 신경전은 긴장모드로 급전환한 분위기가 완연하다. 취임 100일에 즈음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행한 연설과 새롭게 성안했다는 대북정책의 기조가 북한을 극도로 자극한 양상이다. 또 이렇다 할 소통 모멘텀을 찾지 못해 온 남북관계에는 대북 전단 살포라는 뇌관이 터지고 말았다. 당분간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국면의 전개다. 이런 비관적 전망은 북한이 2일 내놓은 일련의 담화에 근거한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부각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낡고 뒤떨어진 정책'이라고 정반대로 깎아내리면서 그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미 관계의 장기 교착 타개를 위한 전향적 제안은 고사하고 과거 정권과 똑같은 입장을 되풀이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게 담화의 핵심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별도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선 지난달 28일 '북한자유주간'에 즈음해 나온 미 국무부 대변인의 성명을 나무랐다. 담화는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한 데 대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극대화한 표현이자 국가 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특히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북중 국경 무단 침입자를 사살하라고 한 명령을 놓고는 대립각을 더욱 키웠다. 국무부 대변인의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한 언급에 북한 카운터파트는 국가적 방역 조치를 '인권유린'으로 매도하다 못해 최고 존엄,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한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은 미국이 최고 존엄을 모독한 것은 '전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라고 해석하면서 이에 상당한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시점부터 북미 관계와 관련해선 험로가 예상되긴 했으나, 그 시기가 너무 일찍 도래한 듯하다. 양국이 주고받는 표현의 강도와 수위도 현상타파 노력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어 우려를 보탠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되 일괄타결 선택지를 배제한 채 실용적 접근법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북미 관계는 설사 움직인다고 해도 보폭은 좁고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낮은 단계에서부터의 대화 필요성은 커졌는데, 예사롭지 않은 말폭탄 주고받기는 대화의 입구 진입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다.

설상가상으로 남북관계에도 '악재'가 급부상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주 행해진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이라는 등의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이 행위를 '심각한 도발'로 간주한다고 했다. 가슴이 철렁한 대목은 전단 살포에 상응한 '행동 검토'를 언급한 부분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남측의 조처를 요구하며 대남 군사행동까지 시사하는 담화를 냈다. 이어 불과 사흘 만에 경고한 대로 남북 소통과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가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순간에 폭파해 버린 적이 있다. 이번에도 김 부부장이 대남 비난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비슷한 보복 행동이 뒤따르지나 않을지 염려부터 앞선다. 우리 정부가 서둘러 적절한 상황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통일부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이를 위반한 탈북민 단체에 대해 입법 취지에 맞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한다. 여러 고려사항이 있겠으나, 불가피한 대응으로 보인다. 사법당국의 대응이 없다면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 법이 보호하고자 했던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는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난제가 쌓여가는 모양새다. 외교당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서부터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안보 난국을 헤쳐나갈 비책을 찾아내 한미 정상회담에 접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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