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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도라스' 류형석 감독 "가공하지 않은 장애인 삶 담고 싶어"

송고시간2021-05-0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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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닌 '시인' 박동수의 일상…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상영작

영화 '코리도라스'
영화 '코리도라스'

[㈜시네마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동수형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형은 컴퓨터 고치는 걸 좋아하고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는 걸 즐기거든요. 시도 쓰고 로또도 하고. 그 일상을 담고 싶었어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상영작 '코리도라스'는 10여 년 동안 시를 써 온 지체장애인 박동수의 삶을 담담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코리도라스를 연출한 류형석 감독은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장애인' 박동수가 아닌 '시인' 박동수로서 그가 살아가는 흐름을 담은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류 감독의 시선에서 본 박동수씨는 세상이 깜깜한 지옥같이 느껴질 때면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시를 쓴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자 예전에 머물렀던 장애인시설에 찾아갔다가, 연인과 헤어진 뒤 제작했던 영상을 보기도 한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고, 노래방에서 목청 높여 노래도 부른다. 가끔은 전동휠체어에 형형색색의 LED 조명을 붙인 채 거리를 돌아다니는 일탈도 즐긴다.

류 감독은 "장애인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대부분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고 그것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알려준다"며 "그런 작업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코리도라스' 연출한 류형석 감독
영화 '코리도라스' 연출한 류형석 감독

[촬영 나보배]

감독의 의도처럼 영화는 무언가를 억지로 연출해내지 않는다.

언뜻 보면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주인공 박동수의 일상들이 이어진다.

관객은 시인 박동수의 삶을 조용히 따라가며 자연스레 시선이 박동수의 내면에 닿게 한다.

박동수가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코리도라스를 멍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류 감독은 "아름다운 것을 찾아 시를 쓰는 것처럼, 동수형은 코리도라스에 매료돼 곁에 두고 자꾸 쳐다본다"며 "제목을 '코리도라스'로 정한 것도 그 단어가 현재 동수형을 가장 잘 나타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대학 시절 장애인 목욕 보조 활동을 하며 박동수씨와 인연이 닿았다.

그는 박동수씨의 삶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의 곁에 오래간 머물고 대화하면서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 중간중간 삽입된 문장들은 모두 이때 박동수씨가 한 말들이다.

가공하지 않은 자신의 일상이 담긴 모습을 보고 박동수는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류 감독은 "이제까지 살면서 스스로 위로할 수 없었는데, 스크린 속에 새로 생겨난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영화 '코리도라스'
영화 '코리도라스'

[㈜시네마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 감독은 앞으로도 각자의 고통 속에서 반복해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낼 예정이다.

전작 '그루잠'에서는 소아암 투병을 해온 여성이 호랑이 그림을 그리는 여정을 담았다.

류 감독은 "그루잠 속 여성은 그림을 어딘가에 전시하는 것도 아닌데, 그림이 자신을 지켜주는 것 같고 위로가 된다며 계속 호랑이를 그렸다"며 "이런 것에 삶의 비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아름다운 행위들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영화제가 열리는 8일까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wavve)에서 관람할 수 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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