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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장관후보들 청문보고서 합의채택 난망…국민 눈높이로 임명해야

송고시간2021-05-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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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ㆍ16 개각 명단에 포함된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 여부가 갈림길을 맞닥뜨렸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여야 합의 채택이 사실상 무산되면서다. 모두 5명인 개각 대상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해양수산부 박준영, 국토교통부 노형욱 장관 후보 등 3명이 이 경우다. 나머지 2명인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고용노동부 안경덕 장관 후보는 여야 합의로 보고서가 채택되어 장관에 임명됐거나 임명될 예정이다. 임, 박, 노 세 후보자가 여야의 합의를 어렵게 만든 것은 개각 발표 이후 그들을 둘러싸고 쏟아진 다양한 의혹이 시원스레 해명되지 않은 탓이 크다. 청문회에서 후보들은 나름대로 해명을 시도했으나 장관직 수행에 걸맞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었다고 야당으로부터 인정받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6일 이들 3명을 '부적격'하다고 결론 내리고 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기로 했고, 정의당까지 임, 박 후보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노 후보에 한해 부적격 의견을 보고서 채택 시 명시하는 것으로 정리한 상태다. 정의당의 이른바 '데스노트'에 2명이나 이름이 올랐으니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지금껏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은 많은 경우 이와 관계없이 때가 되면 장관을 임명했다. 29차례 선례가 있다. 관련 법상 장관 임명은 국회 동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다. 어디까지나 국회 인사청문 결과는 참고 사항일 뿐 구속력은 없다.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ㆍ여당의 그런 선택이 여당 독주와 청와대 부실 검증, 정부 인사 실패로 평가받아 여당이 4ㆍ7 재ㆍ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은 잘 알려진 바다. 또다시 법에 따른 대통령 권한을 앞세워 무조건 임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이유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청문회 취지를 살리면서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논란이 된 후보들에게 제기된 문제들은 가볍게 볼 것들이 아니다.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가족동반 해외출장, 배우자에 대한 논문 내조, 표절,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지원 검토 당시 당적 보유, 3개월 만에 NST 이사장 사직 등 임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 또는 사실관계는 그야말로 문제투성이이어서 사전 검증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자의 도자기 등 장식품 1천250여 점 밀수와 불법 판매 비난을 받는 박 후보 케이스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이며,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재테크 논란이 이는 노 후보 역시 주택정책 주무장관으로서 과연 적절한 인물이냐는 의문이 따른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당은 "내부적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저희 생각"(한준호 원내대변인)이라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야당과의 협상을 앞둔 전략적 언급이겠거니 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진짜로 큰 문제인지, 아닌지는 거듭 숙고할 필요가 있다. 인사청문 절차 마감 시한이 오는 10일이므로 아직 시간은 제법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속도가 아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4ㆍ7 재보선 이후 당은 쇄신과 변화를 앞세운 새 지도부가 들어서 민심을 되돌려 하고 있고 문 대통령 역시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 시도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이번 결정 하나가 이를 위한 큰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원래 민관의 협력적 질서와 운용 체제를 뜻하는 협치가 국내에선 어느샌가 여야 간 협력정치의 줄임말로 자리 잡았다. 연원이야 어찌 됐든 여야 협치는 대통령제, 그것도 단임 대통령제 양당 우위 정당체제에선 애초 난망한 목표다. 권력 독식, 연립정치 부재로 특징지어지는 체제에선 양당이 서로에 실수를 바라며 정권을 다투는 것이 합리적 행위로 이해되므로 협치보다 대립정치, 즉 대치로 기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만날 협치, 협치 하는 것은 여야는 국민대표로서 공동체의 사무를 공동 책임지는 파트너여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정치 하는 사람들의 본령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협치는 그러니 늘 모범답안일 수밖에 없는 당위론이다. 문제는 이 당위를 현실로 만드는 책임 대부분은 집권세력 몫이란 점이다. 야당을 협치의 장으로 이끌 당ㆍ청의 선택은 이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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