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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맏형' 동료들 눈물 속 잠들다…이춘연 대표 영결식

송고시간2021-05-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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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이창동 감독 추모사…안성기·손예진·설경구 등 참석

고인을 향해 인사하는 김동호 위원장
고인을 향해 인사하는 김동호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영결식에서 김동호 장례위원장이 헌화 후 영정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2021.5.15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지난 11일 별세한 이춘연 씨네2000 대표 겸 영화인회 이사장(70)의 영결식이 15일 빈소인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벌써 보고 싶습니다 두목'이란 글귀가 중앙에 걸린 영결식장에는 안성기, 설경구, 손예진 등 영화계 선후배 감독, 배우, 제작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화인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영결식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는 "이춘연 이름 석 자가 빠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황당한 시나리오를 한편 받게 됐다"며 "당장 저 뒤에서 '해효야 재미없어 빨리 끝내'라고 하실 대표님 모습이 그려진다"고 운을 뗐다.

추도사를 낭독한 영화인과 조문객들은 고인이 생전 자주 건네던 특유의 농담과 유쾌했던 웃음을 추억했다.

이창동 감독은 "늘 농담을 좋아하던 형이었기에 이 자리 또한 형이 만들어놓은 장난스러운 이벤트가 아닌가 싶다"며 "후배들한테는 무슨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는 듬직한 맏형이었고, 더 젊은 사람에게는 아버지가 되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생전 자신을 '지루한 영화 만드는 감독'이라고 불렀다며, 영화 '오아시스'에서 설경구가 나무 하나를 자르는 데 뭘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끄냐고 타박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도 지루하게 찍더니 추도사도 지루하게 한다'고 할 것 같다. 또 이런 말을 하면 '왜 화를 내니'라며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을 것 같다"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마지막 행렬
마지막 행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영결식에서 영화 관계자들이 고인을 운구하고 있다. 2021.5.15 superdoo82@yna.co.kr

이준익 감독은 고인을 '춘연이 형', '형님'이라고 부르며 감정에 복받쳐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당신만큼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면 안 되는 것이었다. 뒤에 남은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라고 슬퍼했다.

고인의 대표작인 '여고괴담' 시리즈의 두 번째 편에 출연하며 스크린에 데뷔한 배우 김규리는 이 대표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하는 편지를 읽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김규리는 "푸른 산처럼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다. 이런 말을 하면 '야 밥은 먹었냐. 밥 먹고 다시 전화해라. 허허허'라고 말해주실 텐데"라며 흐느꼈다.

배우 이병헌은 고인과 함께 작업한 영화 '중독'을 언급하며 "대중적으로는 실패했지만, 필모그래피의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그때는 박수받지 못한 저주받은 걸작을 안겨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춘연 대표님 우리 곁을 떠났지만, 떠나지 않았다. 불멸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계속 남아서 잘 지켜봐 달라"며 "무한히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이 평소 믿고 따랐던 김동호 장례위원장은 "뛰어난 기획력으로 좋은 영화들을 많이 제작했고, 재능있는 신인 배우와 감독들을 수많이 배출해 오늘날 한국 영화의 기틀을 잡아줬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어 "수많은 감독과 배우가 빈소를 찾아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영화계의 큰 별, 맏형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을 세상 절감했다"며 "이제 어려운 영화계는 젊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하늘에서 편히 쉬면서 영화계의 앞날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상주 품에 안긴 고인의 영정
상주 품에 안긴 고인의 영정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에서 상주가 고인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있다. 2021.5.15 superdoo82@yna.co.kr

1951년 전라남도 신안 출생의 고인은 1984년 '과부춤'을 시작으로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웅연가', '더 테러 라이브' 등을 기획·제작하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끌었다. 또 1990년대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해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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