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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다방면서 충돌 미중, 전략폭격기도 경쟁 격화

송고시간2021-05-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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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21 내년 중반 첫 비행 vs 中 H-20 5년후 배치 예상…군비 경쟁 심화

미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략폭격기 B-21
미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략폭격기 B-21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 페이스북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여러 방면에서 충돌하는 미국과 중국이 원거리에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핵미사일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원거리에 있는 상대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군용기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핵 3축 체계로 꼽히는 가공할 전력이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이 등장하기 전에는 상대 지역까지 접근해 핵미사일과 핵탄두를 투하하는 전술이었으나, 이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까지 개발된 마당에 굳이 상대 지역까지 근접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군사 작전 및 전략 측면에서 전략폭격기의 능력과 위상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첨단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개발될수록 이를 탐지 추적하는 고성능 레이더(L밴드) 개발 및 배치와 폭격기 탑재용 초음속 순항미사일 확충, 전략폭격기 운용기지를 겨냥한 SLBM 탑재 핵잠수함 증강 등 군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상대국의 스텔스 폭격기가 가공할 무기를 탑재하고 공중을 날면 그에 대응하는 수단을 또 갖춰야 하는 등 군비경쟁의 악순환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 진화하는 스텔스 전략폭격기…"미국 B-21 2025년께 전력화될 듯"

29일 군 당국과 외신 자료 등을 종합하면 현재 중국이 개발 중인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훙(轟·H)-20' 외형은 미국의 B-2(시피릿) 스텔스 폭격기와 유사하다.

B-2는 미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습격자)와 외형이 흡사해 결과적으로 세 기종의 외형은 닮은 꼴이다.

미국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46대의 B-52H(스트래토포트리스)와 20대의 B-2, 90대가량의 B-1B(랜서)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폭격기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짧은 시간 내에 대규모 화력을 투사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2025년께 B-2를 차세대 전략폭격기인 B-21로 교체할 계획이다.

노스롭그루먼사가 조립 중인 B-21의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형 장거리 스탠드오프(LRSO)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자체 방어용으로 첨단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의 티모시 레이 사령관은 지난 6일 B-21을 최종 조립하는 캘리포니아 팜데일 제42 공장을 방문해 조립 상황과 향후 시험 비행 일정 등을 점검했다. B-21은 내년 초에 시제기가 출고되고, 미 공군은 같은 해 6월께 최초 비행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B-2 스피릿
B-2 스피릿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미국은 B-1B, B-2, B-52 폭격기에서 'AGM-183A ARRW'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데 최종 성공하면 B-21에도 이 발사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미사일은 최대속도 마하 20의 극초음속으로 가속한 후 탄두를 분리하면 무동력으로 표적을 향해 활공한다.

불과 10분 이내에 지구상 모든 표적을 적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식별되지 않고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하는 B-1B 전략폭격기에 30발 안팎을 탑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21은 2020년대 중반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에 우선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H-20이 작전 배치되는 오는 2025년쯤이면 전력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중국, 크루즈미사일 4기 탑재 H-20 개발…항속거리 1만2천㎞

중국은 미국 4종의 폭격기에 대응해 H-20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중국북방공업(NORINCO)이 운영하는 월간 군사잡지인 '현대무기(Modern Weaponry)'는 지난 1월 7일 홍보용 동영상 공개에 이어 지난 25일에는 H-20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 잡지 '현대무기'에 공개된 H-20 디자인 컴퓨터 생성 사진들
중국 잡지 '현대무기'에 공개된 H-20 디자인 컴퓨터 생성 사진들

[웨이보 사진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전체가 검은 회색의 레이더흡수물질(RAM)로 도색된 기체 전면에는 레이더를, 양측에는 2개의 공기 흡입구가 있다. 1개의 무장창이 있고, 2개의 가변익 날개를 달고 있다.

H-20은 항속거리 1만2천㎞이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크루즈미사일 4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H-10 함대지 순항미사일의 공중발사형인 CJ-20(KD-20) 순항미사일, 둥펑(DF)-10 계열의 탄도미사일 등 20t의 무장 탑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 B-2의 경우 항속거리는 1만8천500㎞이고, 무기 탑재량은 핵미사일과 재래식 폭탄 등 18t에 이른다.

외국 전문가들은 H-20이 제2 열도선 또는 하와이 이상 지역까지 타격할 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평가한다. 제2 열도선은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이다.

제1 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필리핀-믈라카해협을 잇는 선이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기 위한 군사전략 개념으로 제1, 제2 열도선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반접근·지역 거부(A2/AD) 전략에 따라 제1 열도선과 제2 열도선을 돌파하겠다는 의지 아래 지대함, 핵잠수함 등 지상·수중·공중 첨단무기를 개발 또는 확충하고 있다.

이에 영국 왕립군사문제연구소는 "H-20은 중국에 진정한 대륙간 타격 능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다 러시아도 2018년 발표한 '국가핵무장계획 2027'에 따라 ICBM, SLBM, 전략폭격기 등 핵 3축 체계의 현대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 3축 체계 현대화율은 2019년 82%에서 작년 86%로 높아졌고, 올해 88%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첨단 기술을 적용한 군 현대화 추진으로 아태지역 내 영향력 확대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KADIZ 무단 진입한 러시아 'TU-95' 폭격기
KADIZ 무단 진입한 러시아 'TU-95' 폭격기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제공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러시아도 핵 3축체계 현대화…"미국 대응 수위 더욱 거칠어질 듯"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행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H-20 개발 등으로 제1, 제2 열도선을 돌파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격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 '반중특임부대'인 다영역특임단(MDTF) 창설을 추진하는 것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내년 창설을 목표로 하는 이 부대는 중국의 아태지역 전력에 맞서 유사시 미국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들이 작전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 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기동부대인 MDTF는 규모는 작지만, 방공포병과 항공특임대, 전자전,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지원받게 된다. 이 부대를 지원하는 첨단 무기들이 현재 개발되고 있다.

아울러 작년에 사거리 1천㎞ 안팎의 지상배치형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미국 내에서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닌 괌 등에 이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점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800㎞) 제한을 완전히 해제한 것도 중국의 행보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군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과 군사 경쟁에서 우위 확보를 위한 첨단 무기 개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또한 역내 영향력 확대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의 대응도 더욱 거칠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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